슬기로운 팩트체크 - 가짜뉴스 면역력을 키우는
정재철 지음 / 무블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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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가짜뉴스 때문에 뉴스 자체를 보기가 싫어진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가 접하는 뉴스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선거철 단골손님 가짜뉴스에 긴장하라!' 그리고 강조한다. 분명한 가짜에도 속는 이유는 팩트체크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의 기분에 따라 의심을 많이 하기도 하고 믿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팩트체크 방법을 잘 모르고 있긴 하다. 책을 읽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슬기로운 팩트체크』를 읽으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능력을 배워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재철.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저널리즘 전공 박사과정에 있다. 내일신문에 입사해 현재는 외교통일팀에 있고, SNU팩트체크센터 자문위원, 팩트체크넷 운영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자타공인 팩트체크 전도사다. (책날개 발췌)

일상생활에서의 '정보 위생'에서 출발해, 가짜뉴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백신 그리고 가짜뉴스를 이겨낼 치료제까지 다양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견딜 수 있는 항체가 생겨 디지털 면역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7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가짜뉴스, 그것이 알고 싶다', 2장 '가짜뉴스는 왜 위험할까', 3장 '사람들은 왜 가짜뉴스에 속을까', 4장 '가짜뉴스를 골라내는 노하우', 5장 '확실한 팩트체크를 위한 고급 기술', 6장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면역력', 7장 '팩트체크란 무엇인가'로 나뉜다.

가짜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자는 학창시절에 배웠던 설화, 백제 무왕의 이야기를 다룬 서동요를 떠올린다. 요즘으로 치면 거짓 정보로 가득한 유언비어이자 악의적인 가짜뉴스이며, 법적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그렇다면 왜 최근 몇 년 사이 가짜뉴스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을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 때문이며, 누구나 뉴스를 생산할 수 있고 이를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까지 전달할 수 있으니, 피해 사례도 수없이 많으며 더 이상 가짜뉴스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용어에 대해 짚어주는 이야기를 보고서 이제야 알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공공연히 사용했으며, 지금도 걸핏하면 가짜뉴스라는 용어로 언론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짜뉴스라는 용어는 사실상 트럼프가 만들었고, 지금도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위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용어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23쪽)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외 언론계와 학계에서는 가짜뉴스라는 표현보다는 '허위조작 정보'라는 표현을 권장한다고 한다. 용어부터 정비하고 이 책을 읽어나간다.

가짜뉴스 수법 7계명은 어떤 가짜뉴스에 사람들이 잘 속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소재 선정, 충격적인 거짓말, 작은 진실, 가짜뉴스 생산자는 자신의 이름을 숨겨서 조작 행위를 추적할 수 없게 만든다, 다섯 번째는 가짜뉴스를 전파해줄 '유용한 바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퍼나르고 공유하기 때문인데, '유용한 바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자신하는 것은 오만이라는데, 혹시 나도 어느 순간 유용한 바보가 되었나 문득 기분이 씁쓸하다.



독일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헤벨은 "한 번의 거짓말로 당신은 그 진실 하나만 잃는 게 아니라 진실 자체를 잃는다"고 말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운 나쁜 한두 명만 속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것입니다. (59쪽)

사실 '쉽게 따라 하는 팩트체크'를 보아도 그나마 쉬운 것이겠지만, 지금껏 그냥 별생각 없이 뉴스를 접해왔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었다. 일반인으로서는 그저 기사를 올리는 사람들이 되도록 팩트체크를 해서 올려주기를 희망할 뿐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의 수준이 삶을 파괴하고 사회 근간을 흔드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그때에도 그저 방임만 할 수 있겠는가, 마음이 복잡해진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게 진행되자 전 세계 팩트체커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연대와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전 세계 70개 나라의 100명의 기자 및 팩트체커들이 힘을 모았고 그 결과 1년 동안 1만 건이 넘는 코로나 허위 정보를 가려냈습니다. 40개가 넘는 서로 다른 언어로 활동했지만 언어의 장벽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경쟁과 속보, 단속 등에만 익숙한 국내 언론계의 현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310쪽)

우리나라 분위기는 팩트체크를 꺼리거나 이제 겨우 자성의 목소리가 시작되는 분위기인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짜뉴스에 대해 다 같이 각성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짜뉴스 대중 지침서로 즉각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는 정준희 한양대 교수의 추천사에 동의하며, 가짜뉴스로부터 적어도 '유용한 바보'는 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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