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남영신. 우리 말글을 존중하고 바르게 쓰는 운동을 펼쳐 왔다. 한자어와 외래어에 짓눌려 있던 토박이말을 살려 쓰기 위한 《우리말 분류 사전》(1987)을 펴냄으로써 많은 토박이말이 국어사전에 오르도록 하는 데 이바지했다. 법률 용어와 행정 용어 같은 공공언어를 쉽게 쓰는 운동을 벌인 끝에 국어기본법을 제정하는 성과를 얻었다. 공무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언어 바로 쓰기 교육,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바로 쓰기 교육을 했고, 이제 학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시를 이용한 국어 교육을 시작하려 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시를 읽으면서 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취지로 만든 책입니다. 하나의 문법서이면서 시를 문법적으로 감상하는 길잡이 구실을 하도록 만든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분이 모두 시를 나처럼 읽는 것에 공감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어떤 분에게는 국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 시 읽기가 퍽 유용한 길이 되어 주리라고 믿습니다. 잘 짜인 각본 같은 시를 읽는 기쁨,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시를 읽는 상쾌함은 일종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기쁨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그런 발견을 여러분도 이 책에서 찾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6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문법적으로 시 읽기', 2장 '문장의 형식과 성분', 3장 '겹문장', 4장 '문법 뛰어넘기, 파격'으로 나뉜다. 심미적 감상과 문법적 감상, 문법적 감상이 필요한 이유, 문장의 형식, 문장의 성분, 문장 성분별로 시 문장 분석하기, 문법의 기본 요소, 높임법 익히기, 서법 익히기, 홑문장과 겹문장, 안은문장과 안긴문장, 이어진문장, 낮은 단계의 파격, 생략, 어순 뒤바꾸기, 불완전의 멋 등의 문법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문법을 배우지 않아도 말을 익힐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구태여 문법을 배우는 이유가 있으니, 첫째는 언어의 기본 원리를 터득하여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수준 높은 글쓰기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익히는 문법에 대한 책이 딱딱하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시를 소재로 얇은 책으로 일러준다는 것은 정말 참신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