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세계 -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
안희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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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재러드 다이아몬드, 케이트 레이워스, 다니엘 코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대니얼 마코비츠, 조한혜정, 사티시 쿠마르 등 세계의 지성 7인에게 당신과 나, 우리의 내일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변을 들려주는 책 《내일의 세계》이다. 인터뷰를 담은 책은 실제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직접 보고 듣는 듯해서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7인의 지성 중 익숙한 이름도 반갑고,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도 궁금하여 함께 짚어보고자 이 책 《내일의 세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안희경. 재미 저널리스트다. 우리 문명의 좌표를 조망하기 위해 4년여에 걸쳐 놈 촘스키, 재러드 다이아몬드, 장 지글러, 스티븐 핑커, 지그문트 바우만 등 세계 지성을 만나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문명, 그 길을 묻다》 《사피엔스의 마음》 3부작 기획 인터뷰집을 완성했다. 현대미술가와의 대화를 담은 《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리베카 솔닛, 마사누스바움, 반다나 시바 등과 나눈 대화를 엮은 《어크로스 페미니즘》, 코로나 시기의 모색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대담집 《오늘부터의 세계》, 이해인 수녀의 삶과 통찰을 담은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을 펴냈다. (책날개 발췌)

우리 문명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벼랑 끝인지, 아니면 이미 추락을 시작했는지 안녕과 번영의 시간을 가늠하고자 한다. 정치·경제·사회·환경, 그리고 삶의 결을 이루는 문화 의제에 관해 세계 석학들과 인터뷰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생존을 위한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당장 개선해야 할 과제, 장기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생각을 모아 각자 발 딛고 있는 곳에서 인류 문명 생존 전략이 생동하도록 도모하고자 한다. (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세계 지성과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를 시작으로, 1장 '지구적 위험과 인류의 대비', 2장 '기후 위기와 공존을 위한 순환 경제', 3장 '디지털 자본주의와 인간의 존엄성', 4장 '탈중앙화와 분산화', 5장 '능력주의와 불평등', 6장 '개인과 공동체', 7장 '나와 세계'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달라이 라마 존자, 그의 당부'로 마무리된다.

과거에 능통한 이들, 미래를 위해 곳곳에서 조언 요청을 받는 이들에게 우리 삶의 조언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7명의 지성에게 우리 앞에 놓인 미래의 선택지를 해석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탐지한 위험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아는 것,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것, 이 모두가 어쩌면 부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선택, 나의 선택이 모여 내일의 세계가 되기에 《내일의 세계》는 내일 우리의 일상을 결정할 당신의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9쪽)

처음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7명의 지성에게 이야기를 듣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본문을 읽기 시작하니 나도 직접 그 만남에 참여하여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 생생하다. 가장 먼저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60여 년간 문명을 조망해온 문화인류학자이자 지리학자이며 생리학자인데, 2006년 그의 저서 《문명의 붕괴》를 통해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이 됐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를 찾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위기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했더니 그는 질문 자체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위기란 없다. 전력을 다해 동시에 풀어야 할 주요한 위기들이 있을 뿐이다"라고 일갈했다고.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하는 상황부터 글로 풀어나가고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후에 마무리 글로 정리를 하니, 인터뷰에 대해 한결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우리에게는 늘 환란이 왔고, 늘 이름 바뀐 위기가 왔다. 이제는 위기가 위기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손봐야 한다. 지역이 자생력을 갖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탄성을 갖춘다면 그 어떤 위급 상황이라 해도 고통의 질과 강도는 다르지 않을까? (137쪽,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와의 대화 이후)



이 책은 재러드 다이아몬드, 케이트 레이워스, 다니엘 코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대니얼 마코비츠, 조한혜정, 사티시 쿠마르, 그리고 달라이 라마 등 세계의 지성 7인과 인터뷰를 나눈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읽어나가며 그들의 이야기에서 인류의 위기와 현재를 짚어보기도 하고 미래를 짐작해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읽어나가다가 문득 마음을 훑어내려가는 값진 언어를 발견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대 이상으로 다가왔다.

현재 지구라는 공간 속에서 관계 맺고 있는 모두를 아우르는 우리의 고통의 총량을 줄일 모색이다. 스스로에게 다정히, 곁에 있는 모든 것에 세심하게 마음 써야겠다. 인간 사회의 진보는 태도의 결에 달려 있다 여기기에. (236쪽)

문득 '내일의 세계'라는 단순한 제목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하느냐에 따라 내일은 다르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세계의 지성 7인과 나눈 대화를 읽으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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