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안희경. 재미 저널리스트다. 우리 문명의 좌표를 조망하기 위해 4년여에 걸쳐 놈 촘스키, 재러드 다이아몬드, 장 지글러, 스티븐 핑커, 지그문트 바우만 등 세계 지성을 만나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문명, 그 길을 묻다》 《사피엔스의 마음》 3부작 기획 인터뷰집을 완성했다. 현대미술가와의 대화를 담은 《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리베카 솔닛, 마사누스바움, 반다나 시바 등과 나눈 대화를 엮은 《어크로스 페미니즘》, 코로나 시기의 모색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대담집 《오늘부터의 세계》, 이해인 수녀의 삶과 통찰을 담은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을 펴냈다. (책날개 발췌)
우리 문명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벼랑 끝인지, 아니면 이미 추락을 시작했는지 안녕과 번영의 시간을 가늠하고자 한다. 정치·경제·사회·환경, 그리고 삶의 결을 이루는 문화 의제에 관해 세계 석학들과 인터뷰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생존을 위한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당장 개선해야 할 과제, 장기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생각을 모아 각자 발 딛고 있는 곳에서 인류 문명 생존 전략이 생동하도록 도모하고자 한다. (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세계 지성과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를 시작으로, 1장 '지구적 위험과 인류의 대비', 2장 '기후 위기와 공존을 위한 순환 경제', 3장 '디지털 자본주의와 인간의 존엄성', 4장 '탈중앙화와 분산화', 5장 '능력주의와 불평등', 6장 '개인과 공동체', 7장 '나와 세계'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달라이 라마 존자, 그의 당부'로 마무리된다.
과거에 능통한 이들, 미래를 위해 곳곳에서 조언 요청을 받는 이들에게 우리 삶의 조언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7명의 지성에게 우리 앞에 놓인 미래의 선택지를 해석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탐지한 위험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아는 것,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것, 이 모두가 어쩌면 부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선택, 나의 선택이 모여 내일의 세계가 되기에 《내일의 세계》는 내일 우리의 일상을 결정할 당신의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9쪽)
처음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7명의 지성에게 이야기를 듣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본문을 읽기 시작하니 나도 직접 그 만남에 참여하여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 생생하다. 가장 먼저 재러드 다이아몬드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60여 년간 문명을 조망해온 문화인류학자이자 지리학자이며 생리학자인데, 2006년 그의 저서 《문명의 붕괴》를 통해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이 됐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를 찾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위기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했더니 그는 질문 자체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위기란 없다. 전력을 다해 동시에 풀어야 할 주요한 위기들이 있을 뿐이다"라고 일갈했다고.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하는 상황부터 글로 풀어나가고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후에 마무리 글로 정리를 하니, 인터뷰에 대해 한결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