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경이롭고 매혹적인 동식물의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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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단번에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이 다르다는 것은 예전에 어디에선가 보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책을 통해 새로이 익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 든다고 해도, 그밖에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이 많이 눈에 띈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식물은 번식을 위해 어떻게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지, 얼룩말은 왜 줄무늬를 가지게 되었는지,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 식물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를 유체역학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고 한다.

물구나무 서는 딱정벌레, 얼룩말 줄무늬의 비밀 등등 자연의 신비를 이 책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송현수. 세상의 다양한 현상을 수학적 또는 과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사건들 사이의 숨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을 즐긴다. 지은 책으로 음료와 술 속에 숨은 유체역학적 원리를 설명한 <커피 얼룩의 비밀>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유체역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야기한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이 있다. (책날개 발췌)

'흐름의 과학'인 유체역학을 탐구하여 2018년 출간한 <커피 얼룩의 비밀>은 다양한 음료와 술이 담겨 있는 과학적 원리를 이야기하였고, 2020년 출간한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은 영화, 교통, 스포츠, 요리 등 실생활에 숨어 있는 흐름에 대해 말하였다. 커피 얼룩이라는 미시 세계에서 시작하여 이 세상을 아우르는 거시 세계로 확장된 시선은 이제 울창한 숲속, 황량한 사막, 드넓은 바다, 광활한 하늘 등 자연으로 향한다. 유체역학을 주제로 한 시리즈의 세 번째 책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은 인류 탄생 이전부터 지구에 살고 있었던 동물과 식물이 거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고 진화한 형태와 구조, 생활 양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6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물 마시기의 기술', 2장 '사막에서 살아남기', 3장 '함께, 다 함께', 4장 '씨앗의 여행', 5장 '잔혹한 식물들', 6장 '동물의 집 짓기', 7장 '사냥의 기술', 8장 '물속 그리고 물 위에서', 9장 '바람을 타고 더 멀리'로 나뉜다.

가장 먼저 제목에서 말하는 이야기인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을 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읽다 보면 바로 나오는데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에 저절로 집중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고 신기해서 집중을 아니할 수 없다.

물 마시는 이야기를 보면, 사람이 두 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을 마시는 동작 역시 단순하지만 우아하게 수행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물을 컵에 따라 마시는 행동에 무슨 대단한 품위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엎드려서 두 손을 땅에 짚고 물을 마셔보라는 것이다. 거기에서 '아, 그렇구나!' 생각하며 웃음이 터졌다.

볼을 오므려 입안의 압력을 낮추는 방식으로 물을 빨아들이거나 혀를 날름거려 답답하게 마실 수밖에 없는데, 이는 마치 개와 고양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인간의 혀는 그들에 비해 짧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며, 입 밖에서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물을 효과적으로 마실 수 있는지 개와 고양이에게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18쪽)

그렇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에 대한 연구 내용도 들려주니,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으며 필요한 정보도 얻고 상식도 늘려가며 재미도 추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유머 하나씩 곁들여서 들려주니 이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린다.

고양이가 조심스럽게 물을 마시는 이유는 후각에 민감한 코와 촉각적으로 매우 예민한 수염인 촉모에 물이 묻는 것을 본능적으로 방지하기 위함인 듯하다. 반면 개와 함께 사는 사람은 거실 바닥에 물이 튀어 흥건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개에게 고양이처럼 혀를 세워 물을 살짝 찍어 먹게끔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25쪽)

별다르게 인식조차 못 하던 물 마시는 행위에 대해서도 이렇게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니 신기한 마음으로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기린 이야기도 흥미롭다. 기린이 선천적으로 혈압이 높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인간의 혈압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수치이며, 따라서 기린이 물을 마시기 위해 머리를 오래 숙이고 있으면 혈압이 지나치게 높아져 뇌졸중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유체역학적으로 설명해 주는데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어서 도움이 된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아무 곳이나 펼쳐들어 읽어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일반인이 읽기에도 부담 없고 흥미로워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책이다. 물론 전문적이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학술적인 부분은 건너뛰고 읽더라도 원하는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경이롭고 매혹적인 동식물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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