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요정으로 흥청망청 소비하며 지내던 어느 날, 빚만 엄청 늘었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을 다잡고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그리고 지난 삶에 대해 후회와 푸념을 일삼았고, 이런 고통은 20대 후반 지름신을 섬긴 업보라고 자책했다는 것이다. 이 무렵 친분이 있던 S차장님이 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아름 씨, 과거는 바꿀 수 있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초우주 세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시는 걸까? 나는 잠시 갸우뚱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차장님은 말을 이어가셨다.
"통념과는 달리, 과거를 바꾸는 방법이 있어요. 과거에 대한 기억을 바꾸면 돼요. 우리의 기억은 대부분 '날조'된 거예요. 진실이 아니라 해석이에요. 그러니까 과거에 대한 해석을 바꾸면 과거는 바뀌는 거예요." (52쪽)
그러고 보면 불쑥 떠오르며 나를 괴롭히는 과거 어느 시점의 기억도,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 나의 해석에 의한 장면이 아니던가. 이 부분은 나에게도 무언가 희망적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는 생각을 바꾸었다.
'20대에 방탕하게 소비해서 지금 빚 3,000만 원이 있다. 나는 루저다. 이제부터 나는 쪼들리는 삶을 살면서 이 삶을 극복해야 한다. 12월에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난다고 했으니 기다려보자.'
이랬던 과거에 대한 해석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완전히 바꿨다.
'20대에 신나게 돈 써본 것도 재미있었다. 20대 아니면 언제 그렇게 방탕하게 살아보나. 남들은 평생 못할 수도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지금부터는 부자가 되는 길을 걷자.' (54쪽)
같은 상황이어도 생각이 달라지니 자세가 달라졌을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할 때 극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면 오히려 요요현상에 시달리게 되는 것처럼, 재테크도 마찬가지로 즐거운 기분으로 해야 지속할 수 있고 오히려 결과도 좋아지는 것이다. 나도 책을 읽으며 그 부분이 마음가짐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