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의 첫 돈 공부 - 마이너스 직장인의 반전 인생을 위하여
한주주(한아름) 지음 / 체인지업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에서는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이야기한다. 바로 '사치를 현명한 소비로 착각하는 당신에게'라는 말이 두둥 마음을 파고 들어온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가 똑똑한 소비자인 줄 알았습니다'라는 자기반성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러면 저자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저자는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우아한 삶을 꿈꾸며 소비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남은 것은 빚 3천만 원이었다는 것이다. 무일푼에 빚까지 짊어진 스물아홉 살 때부터 종잣돈을 모으고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이 책 『월급쟁이의 첫 돈 공부』를 통해 들어보기로 한다.



나는 우아한 투자자다. '한주주'라는 필명을 쓴다. 해외 우량기업의 주주라는 뜻을 담고 있다. 투자자 부캐를 갖게 된 계기는 풍요롭게 살기 위함이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투자자 부캐를 활용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빚에 허덕이던 내가 '우아한 투자자'라는 부캐와 함께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시작하며 중에서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시작하며 '마이너스 월급쟁이의 반전 인생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1장 '당신의 지갑은 안녕하신가요?', 2장 '2년 만에 1억 모으는 마인드셋', 3장 '돈, 아는 만큼 모인다', 4장 '손해 보지 않는 주식 투자 노하우', 5장 '잃지 않는 투자 철학'으로 이어지며. 마치며 '행복한 부자가 되는 Fast lane'으로 마무리된다.

돈이 없어도 돈 많은 사람처럼 소비하면 우아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나에게 환멸감을 주었다. (21쪽)

저자는 원래 재테크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 소비요정으로 살다가 깨달음을 얻고 환골탈태한 경우다. 그 솔직한 이야기에 집중해서 읽어나간다.



소비요정으로 흥청망청 소비하며 지내던 어느 날, 빚만 엄청 늘었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을 다잡고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그리고 지난 삶에 대해 후회와 푸념을 일삼았고, 이런 고통은 20대 후반 지름신을 섬긴 업보라고 자책했다는 것이다. 이 무렵 친분이 있던 S차장님이 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아름 씨, 과거는 바꿀 수 있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초우주 세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시는 걸까? 나는 잠시 갸우뚱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차장님은 말을 이어가셨다.

"통념과는 달리, 과거를 바꾸는 방법이 있어요. 과거에 대한 기억을 바꾸면 돼요. 우리의 기억은 대부분 '날조'된 거예요. 진실이 아니라 해석이에요. 그러니까 과거에 대한 해석을 바꾸면 과거는 바뀌는 거예요." (52쪽)

그러고 보면 불쑥 떠오르며 나를 괴롭히는 과거 어느 시점의 기억도,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 나의 해석에 의한 장면이 아니던가. 이 부분은 나에게도 무언가 희망적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는 생각을 바꾸었다.

'20대에 방탕하게 소비해서 지금 빚 3,000만 원이 있다. 나는 루저다. 이제부터 나는 쪼들리는 삶을 살면서 이 삶을 극복해야 한다. 12월에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난다고 했으니 기다려보자.'

이랬던 과거에 대한 해석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완전히 바꿨다.

'20대에 신나게 돈 써본 것도 재미있었다. 20대 아니면 언제 그렇게 방탕하게 살아보나. 남들은 평생 못할 수도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지금부터는 부자가 되는 길을 걷자.' (54쪽)

같은 상황이어도 생각이 달라지니 자세가 달라졌을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할 때 극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면 오히려 요요현상에 시달리게 되는 것처럼, 재테크도 마찬가지로 즐거운 기분으로 해야 지속할 수 있고 오히려 결과도 좋아지는 것이다. 나도 책을 읽으며 그 부분이 마음가짐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해 본다.



빚 청산하고 종잣돈을 모으고, 절약이라는 단어보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생활을 하며 차곡차곡 삶의 방향을 바꿔나간다. 그리고 주식 투자까지 소신껏 하는 것이다. 저자의 소신은 이렇다.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세간의 말에 너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복잡한 용어를 보면서 한숨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옆집 할머니도 아는 기업을 선택해서 꾸준히 사 모으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그리고 미국이나 중국에 사는 할머니가 아는 기업이면 더 좋다(121쪽)는 그런 마인드다.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러는 족족 성공하며 재테크에 박식한 사람보다는 소비요정에 빚 3,000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보통 사람이어서 그런가 보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과소비를 하고, 가끔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우왕좌왕 살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난 이렇게 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근황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결심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보며 미래도 예측해 볼 수 있다.

특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는 투자를 지향하고, 투자를 행복한 삶을 보조하는 취미 정도로 여기고 있다면서, 빚에 허덕이던 내가 '우아한 투자자'라는 부캐와 함께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펼쳐주고 있으니, 부담 없이 들춰보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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