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미 다카히로가 알려주는 손 그리는 법 - 압도적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작화법 가가미 다카히로가 알려주는 손 그리는 법
가가미 다카히로 지음, 박현정 옮김 / 이아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솔직히 '손 하나만 가지고 책 한 권을 할애해서 할 이야기가 충분히 있겠나' 하는 생각도 해본 것이 사실이다. 인정한다. 뭘 모르고 한 소리였다. 이 책을 보니 정말 손 그리기의 모든 것을 알차게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떤 손이든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에 앞서 내가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전에 취미로 드로잉을 배울 때가 있었다. 매일 보는 게 사람이고, 나 자신도 사람이지만, 인체를 그리는 것이 마냥 낯설고 서툴렀다. 특히 작정하고 그리자고 하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손이었다. 손은 얼굴과 견주어보았을 때 제법 크지만 항상 그림에서는 작게 그렸고, '아, 이래서 그림 그리는 분들이 해부학도 해야 실력이 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유희왕>의 천재 애니메이터 가가미 다카히로이다. 그는 팬들 사이에서 '작화의 신'이라 불리는 최고의 기교파 애니메이터라고 한다. 특히 손 작화에서는 천재적이라 인정받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니, 그의 노하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이건 이제야 안 사실이지만, <유희왕- 듀얼몬스터즈>에서 캐릭터별로 손을 달리 그리는 세심한 연출과 미려한 그림으로 엄청난 팬덤이 형성되었으며 별도로 손 애호가가 생겼을 정도라고 한다. 그가 알려주는 손 그리기 기본부터 연출까지 그 모든 것이 궁금해서 이 책 『가가미 다카히로가 알려주는 손 그리는 법』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는 골격, 근육, 힘줄, 뼈 등의 구조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손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파악은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중시해서 '외양을 우선시'하는 터라 손 그리는 기법서는 어려우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가미 다카히로 나름의 손 표현법'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책의 내용은 '미술 해부학적 차원에서 해설하는 손 작화 기법'이 아니라 '멋진 외양의 완성도를 중시해서 그리는 가가미 다카히로식 손 그리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쪽, 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총 3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기본 작화법'에서는 손 기본, 손을 그려보자, 손등의 뼈와 근육, 손가락 형태, 주름, 입체감, 남녀 차이, 연령 차이, 크기 차이, 그림체에 따른 차이 등을 알려준다. 챕터 2 '연출 기술'에서는 연출하기, 자연스러운 손 표현, 힘을 줄 때 표현, 박력 있게 보이는 표현, 부드러움의 표현, 감정 표현 등을 알려준다. 챕터 3 '실사례 포즈 모음'은 기본 포즈, 무의식적인 동작, 손 맞잡기, 일상생활 포즈, 착용하기, 식사 장면, 물건 잡기, 액션, 무기, 악기, 비즈니스 장면, 두 사람의 포즈 등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포즈를 소개해 준다.

이 책은 이론보다는 실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렵게 느껴지는 손을 되도록 간단한 방법으로 그릴 수 있도록 세 가지 보조선을 사용한 방법으로 해설하였으니, 슬슬 넘겨보다가 도전해 보고 싶은 손 모양이 눈에 띄면 그것부터 해보면 좋겠다.



두고두고 꺼내 들어 하나씩 그려나가보고 싶은 책이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그리고 싶은 소재가 무궁무진하게 생겨날 것이다. 한꺼번에 다는 못하겠지만,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디테일한 설명을 보면서 감탄한다.



특별 부록으로 '프로의 현장, '애니메이터 좌담회', '손 포즈 사진 자료집'이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손 포즈 사진 자료집에 보면 가가미 씨가 주로 참고한다는 손은 바로 본인의 손인데, 근육과 뼈, 혈관 등이 잘 보여서 자료로 쓰기에 매우 좋다고 한다. 특히 까다로운 각도나 물건을 잡는 손 등 고민스러운 손 포즈를 가가미 씨가 직접 79가지를 선별해 주었으니 도움이 된다.

책을 만들면서 그동안 제가 무의식적으로 그려온 것을 논리적으로 상대방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처음에는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평소 그림에 관한 제 나름의 이유나 요령 등을 말하거나 기술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머릿속 사고만으로 그리지요. 막연하기만 했던 생각이 스태프 여러분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차츰 정리되고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그리고 있었구나'라고 역으로 제 작업 방식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43쪽)

책으로만 보는 데에 한계가 있다면, 손 그리는 법 완벽 해설 동영상도 소개하고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다 보니 정말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설명해 준다는 데에 감탄했다.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으로 손 그림을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는 책이니, 원하는 포즈부터 하나씩 따라 그리기에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