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양이는 '질색'이라던 모녀의 고양이 동거 에세이다. 여기까지 설명을 보았을 때에는 그냥 별 느낌이 없었지만, 책 뒤표지에 있는 설명을 읽고 나서 나는 갑자기 말이 많아졌다.
우연히 우리 집 화단에서 출산한 길고양이였다. 성가시게 됐다며, 빨리 다른 데로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빌기까지 했다. 그랬는데 그 길고양이가 지금 내 귀가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그 고양이를 빨리 만나고 싶어 달리고 있다. 현관문을 열자 벌써 미미가 복도를 곧장 달려 나와 있다. (……) 큰 대 자로 누워 옆으로 보니, 내 옆에서 미미와 다로도 함께 드러누워 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엄마가 소파에 앉아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아빠와 살았을 때 엄마가 짓던 포근한 미소다……. 느닷없이 서글프고, 안타깝고, 울고 싶어졌다.
행복하다…… (책 뒤표지 중에서)
고양이는 그런 존재일까? 나에게도 길고양이의 기억이 있다. 나는 동물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인데, 그동안에도 내가 나타나도 무시하고 지나치던 길고양이가 자꾸 나를 불렀다. 내가 그냥 다른 데로 갈라치면 다시 야옹야옹 하면서 나를 기어이 그곳까지 끌고 갔다. 거기에는 아기 고양이 세 마리가 있었다.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어떻게든 먹여살리고자 하는 어미 고양이의 본능이었나 보다. 나는 물과 음식도 가져다주고 포근하게 자리도 마련해 주면서 이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앗, 지금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시작부터 내 얘기가 많아졌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뒷부분에 '옮긴이의 말'을 보아도 옮긴이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다. 키우고 있는 고양이 이야기 말이다. 아마 이 책을 보면 '맞아, 나도 그런 적 있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떠들고 싶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이 고양이를 키우든 아니든, 아니면 길고양이와의 인연이 있거나 혹은 주변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등 이 책을 읽으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반려동물이 삶에 들어오면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한다고들 한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는 이렇게 길고양이에게 고양이 집사로 간택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함께여서 다행이야》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