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의 역사 -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맬컴 스완스턴.알렉산더 스완스, 유나영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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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동여지도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전국방방곡곡을 몇 차례나 직접 돌아다니며 만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오래전, 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것은 어땠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세계지도부터

역사적으로 중요한 주제도의 원본들과 항공사진까지,

65점의 지도를 완벽하게 되살렸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서는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지도의 역사를 훑어준다고 한다. 이거다. 이거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지도의 역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지도 제작 전문가인 맬컴 스완스턴과 알렉산더 스완스턴 부자는 종교, 탐험, 이주, 제국, 무역, 그리고 전쟁 등 인류역사의 핵심 내러티브를 추적하는 지도를 만드는 데 평생을 바쳤다. 바빌론의 고대 점토판부터 해리 벡의 그 유명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리 주변 환경을 탐구·항해해온 여정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맬컴 & 알렉산더 스완스턴. 30여 년간 함께 고대 로마로부터 베트남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로 역사에 대한 글을 쓰고 지도를 만들어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목적은 내가 평생 직업으로 삼아온 기술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이 책의 앞부분은 역사상 최초로 세계를 설명하려 한 지도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수천수만 점의 사례 중에서 엄선한 지도들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부족함이 없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다음에는 세계의 공백을 채우는 작업과 관련된 지도들로 넘어간다. 세상이 어떤 모양을 띠고 있는지 알고 난 후에는, 그 지구가 사람들로 채워지고 문명이 성장하고 그 모습이 바뀌어온 과정을 설명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 시대 지도 제작의 미래에 이 책을 바치며, 지도 제작 데이터와 주제 데이터의 끝없는 업데이트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엿보려 한다. (11쪽,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도에 그려진 인간의 발자취', 2장 '시에네의 우물에 태양이 비칠 때', 3장 '로마의 유산', 4장 '낙원으로 가는 길', 5장 '신세계를 발견하다. 6장 '우리가 먼저 왔다네', 7장 '최초의 세계 일주', 8장 '세상의 모든 곳을 탐사하라', 9장 '메르카토르의 해도', 10장 '남쪽의 땅', 11장 '노예무역', 12장 '과학적 측량', 13장 '제국의 문제', 14장 '경도와 위도', 15장 '영토 분쟁', 16장 '세계대전', 17장 '도시 지도의 서사', 18장 '더 '높은 곳'으로'로 나뉜다.

왜 나는 그동안 세계최초의 지도가 궁금하지 않았을까? 이제야 보게 된다. 사실 지도에 관심 있었던 적이 있긴 하다. 학창 시절 별의별 지도가 있길래 신기해하다가도 등고선이 어쩌고 축적이 어쩌고 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오자 자연스레 거리가 멀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흘러와 지금에 왔다. 하지만 별 관심이 없다가도 비로소 궁금해지면 더욱 궁금해지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에 보니 기원전 6세기의 바빌로니아 세계지도가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세계지도라고 한다.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시점에서 그들이 알고 있던 세계를 보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온갖 지도를 보면서 시야를 넓혀본다. 저자가 지도 제작 전문가여서 더욱 값진 책이다. 이제야 출간될 수밖에 없는 책이며, 저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그의 인생역작이다.




이 책의 원제는 '지도 그리는 법'이지만 지도 제작의 기술적 측면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으며, '지도 제작의 역사'에 더 가까운데 그렇다고 본격적인 역사책은 아니다. 사실 지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두껍고 상세하고 전문적인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지도 제작자의 역사 산책'이라고 해야 가장 정확할 것이다. 지도 제작 외길로 55년을 걸어온 개인사가 곳곳에 녹아 있고, 지도 제작에 공헌한 역사적 인물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동업자 의식에서 우러나온 애정이 느껴진다. (286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옮긴이의 말을 옮겨보았다. 이 책이 어느 정도의 무게감으로 어떻게 다가올지 이 설명에서 가늠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으면서도 지도 제작 외길 인생이 잘 우러나온 책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지도 제작자의 역사 산책이라는 설명에 부합한다. 특히 시험공부를 위해 대동여지도 김정호를 외웠던 것 말고는 지도 제작자에 대해 잘 모르면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기에 특히 이 책에 담긴 지도들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도가 주인공, 역사가 주인공 친구 정도라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며 지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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