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는 글쓰기
탁정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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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글쓰기는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언제든 우리 일상에서 크고 작은 상황에 맞닥뜨리며 변화와 치유는 꼭 필요한 일이니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의 힘을 얻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명상하는 글쓰기』이다. 글을 쓰며 나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아차리는 시간을 보내고, 변화와 치유의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탁정언. 1987년 소설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등단한 이후 줄곧 글을 써오고 있다. 19년 전 명상을 시작했고, 13년 전부터는 명상과 글쓰기를 접목하여 명상하는 글쓰기 수행을 해오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이 책은 당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당신 자신을 뒤흔들어 진정한 앎의 세계로 초대한다. 나를 괴롭히지 않는 글쓰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글쓰기,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쓸모 있는 글쓰기인 '앎과 쓺'이다. 이 책을 통해 진짜 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보자.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글로 '나'를 밝히는 시간', 2부 '생각보다 엉성한 '나'', 3부 '앎에 대하여', 4부 '알아차림 글쓰기', 5부 '치유 혹은 변화'로 나뉜다. '내'가 저절로 사라지는 시간,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내'안의 수많은 '나', 글을 쓰는 시간이 명상의 시간, 고통스런 글쓰기의 역설, 무엇에 대해 글을 쓸 것인가?,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우리는 왜 불안한 것일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뇌가 일으키는 착각, 생각보다 엉성한 '나', 글로 '나'를 밝히기, '나'를 괴롭히지 않는 글쓰기,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차리기, 화두명상과 알아차림 글쓰기, 에고가 독재자가 된 까닭은, 외부세계는 내부세계의 반영이다, 미경험의 활력, 글쓰기로 내면의 두려움을 치유하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지하게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냈다. 한때는 글 쓰는 것이 명상에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에 꽤나 진지하게 접근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되도록 가볍게 부담 없이 접근하고 있고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둘 다 필요한 것이고, 둘 다 잊지 말아야 할 글쓰기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글을 쓰는 시간이 명상의 시간'이라는 마음을 잊고 살고 있었으니, 이 책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명상 따로, 글쓰기 따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를 한데 그러모으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명상 체험을 통해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경험담 또한 글을 더욱 풍성하게 다가오도록 한다. 그런 경험이 있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구나, 무언가 하나씩 간접 체험을 통해 얻어 가는 시간을 보낸다.

그날 이후 '나'는 의도적으로 글쓰기에 대해 경건하고 고요한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명상은 꼭 가부좌 자세를 하지 않아도, 가부좌자세를 하고 허리를 곧게 펴고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펼쳐 무릎 위에 놓은 채 호흡에 집중하지 않아도, 글을 쓸 때도 되는 것이었다. (39쪽)

그날이 그날이어서 쓸 게 없다고 생각하던 마음도 이 책을 읽으며 달리 바라보게 되었다.

순간순간 에고로부터 살짝 떨어져 나와 주의를 기울여보면, 이 세상은 쓸 거리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환승역 플랫폼에 다가가는 순간 운 좋게 막 도착하는 전철, 먼저 가라고 양보하는 낯선 이의 작은 친절, 유모차에서 빤히 '나'를 쳐다보는 아기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 걸음걸이를 따라 높낮이가 달라지는 풀벌레들의 소리, 식욕을 자극하는 고기 굽는 냄새, 길고양이의 태평한 낮잠. 그런 것들을 보고 스마트폰에 메모를 해둔다면 명상하는 글쓰기의 쓸거리를 포착한 셈이다. (59쪽)

특히 '알아차림의 글쓰기'는 앞으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듯하다. 명상이라는 것에 접근하기 부담스럽다고 해도 그냥 알아차림 정도는 쉽게 바로바로 적용해볼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초보부터 어려운 것까지 명상과 연관지어 글쓰기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상생활에서 외부세계와 내부세계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알아차림을 하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알아차리는 순간, 외부세계의 사건에 휘둘리는 무기력한 주인공으로부터 내부의 의식세계로 돌아온다. 알아차림 글쓰기를 생활화한다면 외부 세계의 사건에 휩쓸려 다니는 '나'를 멈출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내부세계에 머물면 글이 좋아진다. (186쪽)



수많은 글쓰기 책과 달리 이 책만의 차별점을 생각해 보자면 글쓰기를 명상과 접목했다는 점이다. 명상에 대해 생소하거나 시큰둥하더라도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이 책을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어쩌면 그 생각을 벗어나서 글쓰기에 제법 도움이 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라는 목적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치유에 도움이 되고 말이다. 독특하고 특별한 글쓰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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