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는 착각 -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마음의 재해석
닉 채터 지음, 김문주 옮김 / 웨일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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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인간 정신 탐구에 대한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어보자는 거다. 그것도 저명한 영국 행동과학자가 하는 말이어서 관심이 갔다. 그에 의하면 이렇다. "우리는 걸핏하면 뇌에 속는 피해자다."라는 것이다.

또한 뇌과학자 정재승의 추천사에 호기심이 생겨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뇌가 얼얼하다. 책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뇌의 작동 방식에 관해 이렇게 급진적인 해석은 처음이다. 이 책은 1.4킬로그램의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과 행동이 왜 그토록 불합리하고 멍청한지, 그러면서도 왜 우리는 영리하고 똑똑한 생명체일 수 있는지 그 모순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도와준다. 우리의 마음과 행동은 더없이 부조리하지만, 인간 지성을 압도하려는 인공지능은 왜 번번이 실패하는지도 멋지게 설명해 준다. 또한 마음은 표면적이며 얕고 덧없지만, 그것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적 탐험의 역사는 경이로울 정도로 심오한 수준에 올라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_정재승 (뇌과학자, 《과학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이 책은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마음의 재해석 《생각한다는 착각》이다. '생각'이라는 것 말고 '생각한다는 착각'이라는 면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니 흥미로웠다. 안 그래도 뇌과학 서적이 나오면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는데, 이래저래 호기심이 생기는 데다가, 거기에 더해 뇌가 얼얼한 기분을 나도 느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닉 채터. 현재 워릭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 교수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마음의 깊이라는 환상', 2부 '즉흥적인 마음'으로 나뉜다. 1부에는 챕터 1 '꾸며낸 이야기의 힘', 챕터 2 '현실의 감정', 챕터 3 '날조의 해부', 챕터 4 '충실치 못한 상상력', 챕터 5 '감정을 창조하다', 챕터 6 '선택을 만들어내다', 2부에는 챕터 7 '생각의 순환', 챕터 8 '의식의 좁은 목', 챕터 9 '무의식적인 생각이라는 미신', 챕터 10 '의식의 경계', 챕터 11 '원칙이 아닌 선례', 챕터 12 '지성의 비결'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마음에 숨겨진 깊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강조한다. 마음은 평평하다는 것이다. 지금껏 내가 읽어오고 알아온 세상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창작력을 상당히 과소평가해왔는데, '내면의 현자'는 아주 훌륭한 이야기꾼으로, 어찌나 유창하고 그럴듯한지 우리를 완전히 속여버린다(49쪽)는 것이다. 즉 정신적 깊이라는 것이 착각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당연시 되어온 것을 뒤집으려면 더 많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방대하고 조리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풀어내는 이야기에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정신적 깊이가 착각이라면, 이는 당연히 우리가 예상하는 바일뿐이다. 우리의 숨겨진 깊이에 도사리는 위험에 대한 기존의 신념, 욕망, 동기, 태도는 지어낸 허구이며, 우리는 내면의 자아를 표현하기보다는 순간순간의 도전을 다루기 위해 우리 행동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176쪽)



이 책은 <트루먼 쇼>를 보는 내가 알고 보니 트루먼이라는 것을 깨달은 느낌이다.

_《스펙테이터》

이 책은 나에게 파격적이었다. 그러니까 뇌과학에 관해 그동안 책을 읽으며 차곡차곡 쌓아왔던 지식을 한꺼번에 허물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이게 마음에 들었다. 과학이든 지식이든 어떤 정보든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진리'라고 생각해왔던 것을 깨부수며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 지금껏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던 것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뇌가 저지르는 속임수의 희생자들이다. 우리 뇌는 순간적으로 색깔과 사물, 기억, 신념, 선호를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지어내며, 합당한 이유를 술술 뱉어내는 멋진 즉흥 기관이다. 사실 우리의 의식적 생각이란 단지 반짝이는 표면에 지나지 않지만, 뇌는 이러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색깔과 사물과 기억과 신념, 선호로 이뤄진 깊은 내면의 바다에서 끌어올린 것이라고 우리를 속이는 매력적인 이야기꾼이다. 마음속에 숨겨진 미리 형성된 신념과 욕망, 선호, 태도, 심지어 기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은 평면이다. 그 표면이 그곳에 존재하는 전부다. (312쪽)

수백 년간 이어져온 인간 정신 탐구에 관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견해를 보이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생각에 의심을 가지고 마침내 견고한 그것을 허물고 하나씩 다시 쌓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이 그동안의 프레임을 뒤엎어버리니 흥미롭게 읽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니, 기존과는 다른 이야기로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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