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베를린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베를린판 편집자와 《쥐트도이체 자이퉁》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빌트》에 글을 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독자들께서는 이 책에서 자신을 완벽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법 따위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이 같은 완벽함을 규정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주제넘어 보인다고도 생각한다. 다만 완벽함에 이르려면 어떤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데 여러분도 동의하기를 바랄 뿐이다. (44쪽)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27가지 덕목은 다음과 같다. 현명함, 유머, 열린 마음, 자족, 격식, 겸손, 충실, 정조, 동정심, 인내, 정의, 스포츠맨십, 권위, 데코룸, 친절, 인자함, 솔직함, 관후함, 절제, 신중함, 쿨함, 부지런함, 극기, 용기, 관용, 자부심, 감사함이 바로 그것이다. 들어가는 글 '어른들이 사라진 시대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것'으로 시작하며, 나가는 글 '권위가 아닌 품위로, 어른으로의 권유'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사도를 27가지로 정리했다고 한다. 이 말을 보고 나는 다시 앞으로 가서 표지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기사도' 이야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면, 어쩌면 편견 없이 이 책을 맞닥뜨리라는 의도에서 고심 끝에 그 이야기는 본문에만 넣는 것으로 결정했으리라 생각된다. 덕분에 '기사도'라는 이름 말고 그 내용에 집중해서 27가지 덕목을 짚어보며 품위를 가진 진짜 어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농담'보다는 '진지함'에 무게를 둔 책이어서 그런 점을 감안하고 읽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까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어쩌면 행간을 제대로 파악한 건가,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다.
이 책에서 스물여덟 가지가 아닌 스물일곱 가지 덕을 다루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1+2+4+7+14'처럼 약수들의 합으로 이뤄진 28은 이른바 완벽한 숫자인데, 완벽함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갑다. 문법에서 현재완료로 종결된 것, 지나간 것이다. 라틴어 페르피케레는 '완료하다, 마치다'라는 뜻이다. 완전무결한 것은 죽은 것, 경직된 것이다. 숫자 27은 완벽에 조금 못 미쳤다는 바로 그 이유에서, 그리고 나아갈 방향은 직시하되 목표에 도달했다고 우기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