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박진희. 서울에서는 책 짓는 일을 했고, 제주에 정착한 뒤론 육아와 함께 글 짓는 일을 한다. 그중에서도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책날개 발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책의 결과 비슷한 주변의 사람들, 평범하지만 주어진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든 가치관과 연결 짓는 나를 발견한다. 책 그 자체에 대해 쓰긴 어려워도, 책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각각의 책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수는 있지 않을까? 책과 사람이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을 풀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한 후 책장에서 몇 권의 책을 뽑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스물세 권의 책과 내가 품은 스물두 개의 세상이 만났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너는 나를 꿈꾸게 한다', 2부 '너라는 기적을 만나, 나라는 세계가 되고', 3부 '끝끝내, 당신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에 대하여', 4부 '이토록 작지만, 우리를 구원하는 것들'로 나뉜다.
세상에는 책이 많고 내가 접할 수 있는 책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보거나 누군가의 책 소개를 보면서 '나도 이 책 읽어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새롭게 무언가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 중 내가 읽어본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역시 사람들은 "나 책 읽는 거 좋아해."라고 해도 각자 접하는 책이 다르고 그만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다른 것이다.
허무맹랑한 소재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처음엔 '참나, 진짜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단 말이야?'하며 실소를 터뜨리다가도, 어느 순간 '진짜 어딘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소설 속 세상에 푹 빠져 간절히 바라게 된다. 김영하의 「피뢰침」이 그런 소설이다. (14쪽)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보면 김영하의 단편소설 「피뢰침」을 잘 몰랐지만 호기심이 생긴다. 거기에 더해 그 소설이 낙뢰를 맞고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번개를 맞는 것을 거룩하게 여기는 '아다드'라는 모임에서는 낙뢰 맞는 것을 '전격 세례를 받았다'라고 표현하고 몸에 새겨진 징표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번개를 맞기 위해 피뢰침을 들고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렇게 한 작품씩 알아가며 마음에 담아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