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김초엽.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장 '모스바나', 2장 '프림 빌리지', 3장 '지구 끝의 온실'로 이어지며, 작가의 말과 참고문헌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펼쳐들고 나는 두 가지에서 놀랐다. 첫째, 이 책이 SF소설이라는 점에서였는데 그 점이 나에게는 나름 반전이었다.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하긴 했나 보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이질적이지 않고 재미있었다. 보통 SF 소설은 일단 낯선 느낌으로 시작하곤 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이질감이 없었다. 그냥 가까운 미래, 아니면 약간 거리가 먼 미래라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 충분히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데에서 오는 현실적인 느낌에 금세 적응하며 이 소설을 읽어나갔다.
때는 인류 대멸종 이후 재건 60주년, 어느 날 메일이 왔다.
[악마의 식물이 내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데, 이거 혹시 멸망의 징조 아니야?]
자극적인 제목이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다. 모스바나가 갑자기 정원에 등장했는데 이게 나타날 이유가 없는데 아무래도 불길하고, 혹시 나쁜 징조인 건 아닌가 싶다는 이야기였다. (40쪽)
모스바나는 더스트 시대 후기, 그리고 재건 직후의 빈곤한 시대에 가장 번성했던 우점종이었는데, 더스트 시대부터 종식 직후까지 독점종의 지위를 차지하다가, 재건 이후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해 최근에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해월시 이상 증식으로 보고가 된 것이다. 해월은 한때 최대 로봇 생산지였고, 분지 특성상 돔을 건설하기 수월해서 더스트 폴 직후 가장 먼저 대피용 돔 시티로 지정된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계들의 집단 오류로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이후에는 유령 도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 지역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약 삼 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매년 한두 건씩 국지적인 증식 현상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