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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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노해의 『걷는 독서』이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매일 아침 한 줄의 문장과 사진으로 수많은 이들의 하루를 함께 해온 <박노해의 걷는 독서>가 무려 7년간 연재를 이어갔고, 그동안 하루 한 줄의 글 2,400편 가운데 엄선해 이 책을 출간했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특별전시도 개최한다니 '이건 꼭 읽어봐야 해'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글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하며 이 책 『걷는 독서』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글·사진은 박노해의 작품이다. 박노해는 시인, 사진작가, 혁명가다.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었으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 사형을 구형 받고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혔으며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 후 20여 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지난 30여 년 동안 날마다 계속해온 나의 '걷는 독서' 길에서 번쩍, 불꽃이 일면 발걸음을 멈추고 수첩에 새겨온 '한 생각'이다. 눈물로 쓴 일기장이고 간절한 기도문이며 내 삶의 고백록이자 나직한 부르짖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리운 그대에게 보내는 두꺼운 편지다. 저 먼 사막 끝 마을에서 흰 설원에 이르기까지, 그곳의 가슴 시린 나의 풍경을 찍은 사진엽서 한 장에 돌에 새기듯 썼으나 부치지 못하고 차곡차곡 담아온 편지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을 펼쳐들면 왼쪽 페이지에는 사진 한 장,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글 문장과 영어 문장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모두 박노해의 작품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진이 크기가 너무 작다. 하지만 그것은 사진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라는 의도인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글과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는 지금까지도 모든 글을 오래된 만년필로 써 나간다고 한다. 또한 고난의 인생길에서 자신을 키우고 지키고 밀어 올린 것은 '걷는 독서'였다고 한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소신이 있어 보인다. 본문 중 '자신감 갖기가 아닌 자신이 되기(27쪽)'라는 문장이 있는데, 저자는 자신감도 갖고 자신도 되고, 다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나를 되돌아보며 나는 어떤 상태인 것인지 생각에 잠긴다.



박노해 글·사진전 걷는 독서를 올해 12월 31일까지 라 카페 갤러리에서 한다고 하니, 그의 글과 사진을 직접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아도 좋겠다.



이 책을 펼쳐보며 두 가지에 놀랐다. 첫째, 짧은 글과 사진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흔들어준다는 것, 둘째, 발행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이 책이 이미 3판 5쇄 발행본이라는 점이 그것이었다.

독서라는 것이 그렇다. 붙잡고 있는 시간의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독자인 나에게 생생하게 찌르르 전달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짧은 글로 핵심을 전달하는 당당함이 있는 책이다. 하루에 한 문장과 사진을 마음에 담아보아도 좋겠고, 문득 펼쳐들어 넘기다가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 앞에서 사색에 잠겨도 좋을 것이다. 짧은 글, 긴 사색을 원하는 사람에게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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