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글·사진은 박노해의 작품이다. 박노해는 시인, 사진작가, 혁명가다.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었으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 사형을 구형 받고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혔으며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 후 20여 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지난 30여 년 동안 날마다 계속해온 나의 '걷는 독서' 길에서 번쩍, 불꽃이 일면 발걸음을 멈추고 수첩에 새겨온 '한 생각'이다. 눈물로 쓴 일기장이고 간절한 기도문이며 내 삶의 고백록이자 나직한 부르짖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리운 그대에게 보내는 두꺼운 편지다. 저 먼 사막 끝 마을에서 흰 설원에 이르기까지, 그곳의 가슴 시린 나의 풍경을 찍은 사진엽서 한 장에 돌에 새기듯 썼으나 부치지 못하고 차곡차곡 담아온 편지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을 펼쳐들면 왼쪽 페이지에는 사진 한 장,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글 문장과 영어 문장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모두 박노해의 작품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진이 크기가 너무 작다. 하지만 그것은 사진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라는 의도인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글과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