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심리학
바이원팅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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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심리학 책을 들춰본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했던 누군가의 행동의 기저에 그런 심리가 깔려있다는 것을 알고 보면 너도 나도 참 불쌍하고 연민이 생긴다. 그러고 보면 사는 게 정말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각자 인생 열심히 잘 살아내자고 응원하기에 바쁘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심리학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가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여기에 '괴짜'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이 책을 통해 어떤 새로운 심리학적 지식을 알게 될지 궁금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기대하며 이 책 『괴짜심리학』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바이원팅. 중국 후난성 펑황에서 태어났고 중국고대사 및 고대문학을 전공하였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얼핏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현상의 배후에 숨겨진 심리적 비밀과 일상생활 속 심리학을 소개함으로써 독자 여러분을 재미있는 심리의 세계로 인도한다. 또한 심리학자들이 어떻게 인류의 두뇌와 사고, 행동을 연구하는지를 소개함으로써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심리학 지식을 알려주어 사람, 더 나아가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6쪽,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잠재의식의 힘, 믿는 대로 이루어지다', 2장 '보고도 못 본 척, 거짓을 진실로 믿게 만드는 착각들', 3장 '알 듯 모를 듯 심오한 꿈의 세계', 4장 '소비의 심리: 물건을 사는 진짜이유', 5장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6장 '남자와 여자, 그 알 수 없는 세계', 7장 '거짓말과 소문, 우리를 흔드는 말들', 8장 '마음을 움직이는 몸, 몸을 움직이는 마음', 9장 '열 길 물속보다 알기 힘든 한 길 사람 마음', 10장 '내 안에 청개구리가 산다', 11장 '사람을 움직이는 두 가지 힘, 사회규범과 시장규칙', 12장 '인생을 망치는 이상한 마음들', 13장 '사랑하는 우리, 함께 있는데 왜 힘들까', 14장 '신화의 몰락, 가족 잔혹사', 15장 '편향동화의 덫에서 벗어나려면'으로 나뉜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이게 뭐 괴짜야?'라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했다. 하지만 괴짜들만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심리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며, 실제 사례들을 틈틈이 집어넣어 풍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괴짜라면 괴짜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구도 많고 실제사례도 더욱 풍부할 것이라 예상되는 중국 이야기를 보다 보니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읽다 보면 확 와닿는 인간의 심리도 보이고 정말 이해불가한 사람들도 보인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갖가지 이야기를 부담 없이 풍성하게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돼지 이야기를 언급해보아야겠다.

좁은 산길에 트럭 한 대가 올라가고 있었다. 벌써 세 시간째 운전하고 있는 터라 트럭기사는 피곤하고 졸려 죽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높은 오르막을 앞두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내려오더니 운전자가 차창을 열고 손가락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돼지, 돼지!"

트럭기사는 깜짝 놀라 잠이 확 달아날 정도였다. 뒤이어 화가 치밀었다. 아무 이유 없이 욕설을 들었는데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그는 멀어져가는 차의 뒤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네가 돼지다!"

그러고는 씩씩거리며 엑셀을 밟아 빠른 속도로 오르막을 올랐다. 그런데 정상을 넘어가는 순간, 그는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잡았다. 정말로 돼지 한 무리가 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급히 브레이크를 잡기는 했지만 워낙 빨리 달렸던 탓에 그만 바퀴가 미끄러져 길 옆 배수로에 빠지고 말았다. (103쪽)

맞은편에서 온 운전기사는 언덕 너머에 돼지 떼가 길을 막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해준 것인데, 트럭기사는 그저 욕으로만 생각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보고 생각해 보니 우리는 대화할 때에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그런 의미로 한 것이 아님에도 나만의 해석으로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말에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다면 멈춰 서서 돼지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의 마음을 살펴보고 다르게 바라보아야겠다.



이 책은 일상생활 속 숨겨진 불가사의한 비밀을 파헤치는 것으로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저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부담 없이 들려주는 심리학 서적이다. 이 책에서는 심리학 지식, 연구사례 등을 이야기해 주니 도움이 된다. 갖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들어볼 수 있다. 슬슬 넘기다가 마음에 훅 들어오는 이야기를 건져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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