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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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브런치북 8회 대상 수상작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이다. 띠지에 있는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가 눈길을 끈다.

"눈과 귀를 열어주는 저자의 다정한 치유의 언어가 우리의 지친 등짝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준다."

_정여울

무엇보다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번에는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이 책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태지원. 중·고등학교에서 약 10년간 교사로 재직하며 경제·사회문화·역사 등의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지금은 잠시 휴직을 하고 남편을 따라 중동의 작은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불안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미술사 관련 책을 들여다보았고, 명화 속 따뜻하고 다정한 풍경과 쓸쓸한 삶을 살다 간 화가의 인생에서 때론 위로를, 때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지혜를 얻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브런치에 매거진을 열고, 일상 속 고민을 화가의 이야기와 함께 담아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책날개 발췌)

책에 담긴 글은 기본적으로 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글을 읽는 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브런치나 인스타그램에서 제 글에 깊이 공감해주신 분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길고 힘겨운 전염병 시대에 고군분투하며 삶을 살아내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힘들고 외로운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제 글이 작은 공감과 위로를 드리기를 바랍니다. (7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는 위로'를 시작으로, 1장 '나를 사랑하기 힘든 밤, 그림을 읽다', 2장 '상처가 아물지 않는 밤, 그림을 읽다', 3장 '관계의 답을 몰라 헤매던 밤, 그림을 읽다', 4장 '위로다운 위로가 필요한 밤, 그림을 읽다', 5장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운 밤, 그림을 읽다'로 이어진다.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을 용기, '자학'보다 '자뻑'이 필요한 순간, 과거의 기억이 나를 아프게 할 때,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고 휘둘리는 이유, 인간관계를 망치는 최악의 착각, 불행 배틀은 위로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마법의 말, 어울리지 않는 사회적 가면이 부담스러울 때, 곁눈질한 삶도 나쁘지 않았다, 조건부 행복의 함정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림을 이야기하지만 그림만을 이야기하지 않아서 좋았다. 우리 삶 속에서 드는 인간적인 생각들을 그림이라는 소재와 함께 풀어내니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덧 나의 마음도 들여다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절친 폴 고갱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예술관과 화풍이 달랐던 그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했다. 조곤조곤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연결되는 이 글의 제목 '인간관계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생각해 보면 이 글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가끔 인간관계에서 상대방과 생각이 미묘하게 달라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세상에 대한 견해나 취향이 달라 누군가와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예전에는 친했지만 상황이나 처지가 달라져 누군가와 멀어질 때도 있다. 상대방에게 내가 더 이상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이 아파지는 순간도 존재한다. 그러나 맞지 않는 관계, 마음이 변한 관계에 매달리고 이를 붙잡으려 노력할수록 관계는 손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럴 땐 그저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낫다.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에 유통기한이 있듯 이 관계도 유통기한이 다 되었구나. 이제 놓아두어야겠다.'

이제는 안다. 관계의 유통기간이 끝났을 때는 손에 쥐고 있던 힘을 푸는 편이 낫다는 것을. 맞지 않는 관계를 억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멀어질 때 마음이 아픈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두와 친구가 되어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습니다' 식의 해피엔딩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탓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하자. (101쪽)



때로는 그림에, 때로는 글에 시선을 집중하게 되는 책이다. 그 연결고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물 흐르듯 삶과 예술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느낌이다. 삶에서 드는 인간적인 감정에 공감하고, 몰랐던 예술 세계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위로'라는 것이 힘내라는 격려의 말보다는 자신의 속마음이나 상처를 꺼내 보여주는 데에서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을 보낸다. 요즘 물멍이라는 단어가 있지 않은가.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잔잔한 물결을 보고 있자면, 문득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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