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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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 읽어보고 싶었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아주 보통의 행복'이라는 제목보다는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들었다고 할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일상 곳곳에서 순간순간 내가 느껴야 행복이라는 것을 이제 좀 깨달은 듯한 상태여서, 진지하게 행복을 찾아보자는 것보다는 '행복에 관한 진담 반, 농담 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행복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지 이 책 『아주 보통의 행복』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이다. 2000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 부임했고, 2010년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를 설립하여 행복과 좋은 삶에 관한 연구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 행복 교육을 전파하고 전 생애 행복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행복의 심화와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심리학이란 나와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인간에 관한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마음가짐으로 행복을 연구하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이 행복의 평범성이다. 악이 평범하다지만 행복도 평범하다. 드라마 같은 행복, 예외적인 행복, 미스터리한 행복의 비법을 바라지만 그런 건 없다. 진정한 행복은 아주 보통의 행복이다. (5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행복에 관한 가벼운 진담', 2부 '행복에 관한 진지한 농담'으로 나뉜다. 1부는 챕터 1 '행복의 천재들-평범한 일상을 행복으로 만드는 그들의 비결', 챕터 2 '행복의 언더독들-그동안 주눅 들었던 행복의 비주류들이 뜬다', 챕터 3 '행복의 사도들-도덕과 행복이 분리된 시대, 행복에 품격과 윤리를 더하다'로, 2부는 챕터 1 '행복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챕터 2 '삶을 감탄사로 채우고 싶다면'으로 구성된다.

'가벼운 진담'과 '진지한 농담'이라니, 그 단어 선택부터 독특하다. 결국에는 평범함을 향해 가는 줄다리기랄까. 이리저리 무게가 기울다가 결국에는 멈춰 서는 저울 같다고 할까. 지금 이 시간은 이렇게 부담 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좋다. 이런 말에 뜨끔하면서 말이다.

행복 둔재들은 싫어하는 것에 관한 한 천재다. 하고 싶은 일은 별로 없어도 하기 싫은 것은 많다. 좋아하는 것을 물으면 "아무거나"라고 하지만, 싫어하는 것을 물으면 단호하게 대답한다. (29쪽)

생각해 보니 나 그러고 살았네. 좋아하는 것도 좀 구체적으로 파악해두자.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어나간다.



'우연히 일어나는 [幸] 좋은 일 [福]'을 뜻하는 행복은, 행복을 경험하게 하는 조건들을 지칭할 뿐, 행복 경험 자체의 본질을 드러내는 이름이 아니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한 것',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등과 같이 행복 자체보다 행복을 유발하는 상황과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런 연유다. 만약 행복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흡족(洽足):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행복의 실체를 묘사하기에 이처럼 좋은 단어가 또 있을까? 흡족에는 만족이라는 단어 속에 언뜻 언뜻 비치는 체념의 그림자가 없어서 좋다. 흡족에는 '이 정도에 만족해야겠다'는 결단과 비장함이 없다. '형편에 만족하며 살라'는 꼰대 같은 이미지도 없어서 마음에 부담이 없다. (93쪽)

'흡족'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지만 살면서 순간순간 써본 적이 있던가. 지금 생각해 보면 '만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언가 껄끄러운 느낌보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단어가 '흡족'이었으니, 앞으로 종종 이용해 줘야겠다.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을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 살아가며 나만의 행복을 찾아내는 소소한 순간에 잘 활용하고 싶다. 이것만으로도 흡족하다.

항상 신나고 항상 들떠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오해했었기에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소외되어 있었던가? 이제 흡족의 시대가 오고 있다. (95쪽)

그냥 평범하리라 생각하고 펼쳐들어도 읽다 보면 집중하게 되고 곱씹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도 아주 보통의 행복이 대략 예상되었지만, 일단 이 책을 펼쳐 드니 하나하나 집중해서 읽게 된다. 꼰대일 줄 알았는데 아닌 느낌, 평범할 줄 알았는데 특별한, 행복 이야기가 펼쳐진다. 행복에 관한 가벼운 진담과 진지한 농담이 펼쳐지니 문득 펼쳐들어 읽어보며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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