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의 '서문'이 한 편의 소설 같았다. 주제 사라마구 재단 회장 필라르 델 히우가 2012년에 쓴 서문이다. 이 글이 『스카이라이트』라는 소설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시킨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원고가 사라져 찾을 길이 없었는데, 30여 년이 지난 후에 주제 사라마구가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출판하자고 사라마구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거부하면서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출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 현재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트』가 출판된 나라들, 즉 그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이 '새' 작품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래, 사라마구가 새 책을 내놓았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기쁨과 탄성을 자아내는 신선한 책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우리는 깨닫는다. 이것은 작가가 이미 이곳에 존재하지 않게 된 뒤에도 우리와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남겨둔 선물임을. (11쪽)
초기작이면서 유고작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세월 속으로 사라졌던 책, 그 책이 지금 시점에서 살아나 우리와 만남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꺼져가던 불씨를 활활 태우는 듯해서 활화산 같은 존재감을 느끼게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