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리오넬 아스트뤽. 프랑스의 기자이자 작가로, 생태운동 관련 책을 다수 집필했다. (책날개 발췌)
2000년대 초 빌 게이츠는 성공한 부자에서 자선사업가로 돌연 변신한다. 부의 상징이었던 빌 게이츠가 언론을 통해 세계 최대의 기부 천사로 소개되며 관용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차마 믿기 힘든 뒷 이야기와 거대 부호들의 신종 전략인 '자선 자본주의'의 전형이 숨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선 자본주의의 대표 주자인 게이츠 재단의 자금 흐름을 그 근원에서부터 추적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두 얼굴의 기부 천사'를 시작으로, 1장 '마이크로소프트 연대기', 2장 '돈이 있으면 권력도 따라온다', 3장 '관용의 옷을 입은 탐욕', 4장 '더 많이 갖기 위한 기부'로 이어지며, 후기 '시스템을 대표하는 얼굴_반다나 시바'와 감사의말, 옮긴이의 말, 주, 부록 '자선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_앤 엠마누엘 번'으로 마무리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빌 게이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이면을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표지에 '거짓 관용'이라든가 '빌 게이츠의 미소 뒤에 감춰진 것들' 같은 단어를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눈 딱 감고 책 앞부분에서 목수정 작가의 추천의 말을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시작부터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일러준다.
당연하게도, 하늘 아래 순수하게 선한 자본가는 없으며, 선한 절대 권력도 없다. 절대 권력은 더 큰 권력을 추구할 뿐. 이 명백한 사실이 어떤 사람에게선 예외로 적용된다면, 과도한 힘이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5쪽)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불편하고 의아하고 무언가 근본부터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자선사업은 무조건 좋은 거라고만 생각하던 데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이었다.
빌 게이츠에게 돈을 버는 것과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서로 이율배반적인 게 아니다. 사실 '자선 자본주의' 논리에서 보면 아프리카에서 기업 주도로 발전을 꾀한다거나 정부가 초대형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채택하도록 돕고 기업의 명성을 좋게 유지해줄 활동을 지속하면서 게이츠 재단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돕는다는 생각은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프리카를 새롭고 흥미로운 사업 기회의 장으로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재단과 기업이 서로 뒤섞여 투자에 기부의 옷을 입힘으로써 생기는 이득이 무엇이건, 한 가지는 분명하다. 빌 게이츠는 기부를 시작한 뒤 이전보다 더 부유해졌다는 점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공익을 위해 선뜻 거액의 재산을 내놓는 '기부 천사' 이미지를 세간에 심어주고 있긴 하지만, 빌 게이츠 재산의 순수가치 평가액은 계속해서 증가 일로에 있다. (83쪽)
처음 이 책에서 '공공의 이익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빌 게이츠의 기부와 탐욕'이라는 말에 의아했는데, 이 책에서는 왜 그런지 조목조목 짚어준다. 불편하면서도 계속 보게 된다. 실눈 뜨고 공포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아니면 비밀을 들춰보는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는 이 책도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 민낯을 들여다본 듯한 느낌에 기분이 영 개운치 않으면서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