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마음 여행
장선숙 지음, 권기연 그림 / 예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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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문득 그 단어에 마음이 간다. 그러다가 이 책의 차례에 나오는 의태어들에 눈길이 간다. 쉬엄쉬엄, 아장아장, 무럭무럭…….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어쩌면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쉬엄쉬엄', '아장아장' 같은 말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가 교도관이라는 점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교도관'이라고 하니까 얼핏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아니어서 더욱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 책 『꿈틀꿈틀 마음 여행』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장선숙. 아름답고 건강한 1004의 섬 신안 비금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교도관이 된지 30년이 넘었다. (책날개 발췌)

사람들은 지쳐 일어나 앉을 수도 없는 우리에게 '일어나라' 하고 '걸어보라' 합니다. 그건 쓰러져 보지 않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 소외된 이들 옆에서 좀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 자체가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힘들 땐 '그저 뒤척거리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까지 반백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우산을 씌워주었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함께 비를 맞고 걸어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가느라 둘러보지 못했던 우리에게 따뜻한 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쓰담쓰담해주고, 두근두근 설레게 하고, 덩실덩실 춤출 수 있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저앉아 있을 때 뭉그적거릴 수만 있어도'라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15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추운 겨울에 나를 만났습니다', 2장 '봄과 함께 설렙니다', 3장 '폭염과 장마에도 쑥쑥 커갑니다', 4장 '가을 햇살과 함께 익어갑니다', 5장 '환절기'로 나뉜다. 쉬엄쉬엄, 아장아장, 무럭무럭, 쫄래쫄래, 가분가분, 벌름벌름, 소곤소곤, 두런두런, 팔딱팔딱, 겅중겅중, 낭창낭창, 쫑긋쫑긋, 산들산들, 구불구불, 다물다물, 발밤발밤, 어우렁더우렁, 덩실덩실, 꾸깃꾸깃, 지긋지긋, 홈착홈착 등의 의태어 소제목과 글이 이어진다.



조곤조곤 풀어내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멈춰 세우는 듯하다. 휴식 같은 책이라고 할까.

이른 저녁 하늘 초승달이 반짝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던 샛별이 살금살금 다가갑니다.

조금만 더 가면 샛별이 초승달 품에 안길 수 있을 듯합니다. (126쪽)

이런 느낌 좋다. 어찌 보면 아무 감흥 없이 지나갈 수도 있을 풍경에 갖가지 상상으로 쉼표를 찍는 그런 것 말이다. 살금살금 다가가는 느낌으로 글을 읽다 보면 초승달과 샛별이 내 마음에서도 하나가 된다.

중간중간 다락글씨 권기연의 캘리그라피 작품 감상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글에 따라 다양한 글씨체를 보여주는데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힘이 되면서 갖가지 생각에 잠기도록 도움을 준다.

기분에 따라, 그냥 아무 데나 펼쳐들고 눈길 가고 마음 가는 의태어 하나 마음에 담아보면 좋겠다. 저자의 바람대로 말이다. 글과 캘리그라피 글씨로 일상 속에서의 감상을 다양하게 맛 보여주는 책이다. 의태어 하나 마음에 품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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