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에게
김아리 지음 / 보름달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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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이 되는 순간이 오고

당신이 내가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러니 억울해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말 것.



책과 함께 이 문장도 배달되어 나에게 왔다. 자꾸만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글귀다. 내친김에 책까지 읽어나갔다. 같은 시대를 살아나가고 있는 여성으로서 공감되는 문장이 많아서 이 책 『친애하는 나에게』를 그냥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아리. 클래식 타악기 전문 연주자가 되기 위해 2014년 유학길에 올라 현재까지 독일에 거주하며 하고 싶을 때 연주하고,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고, 놀고 싶을 때 놀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나는 북을 치며 생각했다.

누구를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 되어야 성공하는 것인지를.

그렇게 하염없이 북을 치다 깨달았다.

나를 가두는 모든 것들에게서 자유롭고 싶었다. (김아리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표류하다', 챕터 2 '어른아이', 챕터 3 '현실괴담', 챕터 4 '사랑하며'로 나뉜다. 항해 일지, 표류기, 섬, 미지의 섬, 가치, 동생, 장녀, 악플, 위로, 쉬는 방법, 어른이 되기 싫은 어른, 다이어트, 돈으로부터의 해방, 적당한 선, 미니멀리즘, 실수, 빛과 어둠 사이 자유와 평온, 울어도 돼, 안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당연한 것을 감사하게 바라보는 방법, 좋아하는 것, 나와 같은 오늘을 사는 당신에게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이 글을 읽어나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 책에 담긴 건 그저 그런 내적 고뇌 정도가 아니다. 정말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건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저자는 독일 유학 중인데, 한국에 있는 집에서 모두가 잠든 사이 집에 불이 났고 자고 있던 아빠, 엄마… 그렇게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엄마랑 잘 연락했는데 뜬금없이 갑자기 집에 불이 났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순식간이었다.

찰나의 순간 한 인간의 일생이

한순간에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모든 게 순식간이었다.

찰나의 순간 견고했던 나의 울타리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정말 이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51쪽)




친애하는 나에게

앞으로도 고생할 일이 많겠지만,

아직 오지 않은 앞날을 걱정하며 살지 말자.

고생 좀 하면 어때,

어떤 고생이든 묵묵히 견딜 수 있으니

나약한 생각은 하지 말자.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자.

밖으로 나가면 이리저리 치이기 바쁜 나를

나라도 사랑해 줘야지, 안 그래? (278쪽)

무엇보다 나 또한 K-장녀로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여서 그런지, 저자가 장녀로서 하는 생각을 읽었을 때 그게 훅 마음을 후벼판다. 다채로운 감정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울컥했다가 토닥토닥 위로하는 마음이었다가, 과거의 실수가 떠올라 속상하다가……. 온갖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이런 게 행복이지' 외칠 소소한 일들을 발견하며, 나를 사랑해 주자는 메시지로 마무리한다.

이 책은 에세이다. 때로는 일기처럼, 때로는 편지처럼,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준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화하듯 이 책을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에게도 한 마디 해준다. 고생 참 많았다. 앞으로도 고생할 일이 많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일단 지금은 현재를 살자. 지금을 행복하게 살아보자! 갖가지 감정을 끌어 오르게 하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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