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박한평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단순히 '저 사람 왜 저럴까?'보다는 좀 더 근원적인 분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론을 낸다. '저 사람은 저 상황에서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거다'라고 말이다. 누군가가 이해되지 않을 때, 나라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생각될 때, 그건 그냥 내가 아직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아서 모르는 거다.

나는 내가 나름 멘탈이 강한 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힘든 일은 한 가지만 오는 게 아니고 몰아치는데, 그 안에서 나는 엄청 흔들리고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흔들리고 유리멘탈이라는 것을 그 상황이 되어보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생겼다. '흔들리는 감정을 안아줄 수 있는 자기멘탈 관리법'이라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 책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한평. SNS를 통해 매일 수만 명의 마음을 글로 위로하고 있다.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문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다. (책날개 발췌)

감정을 다루는 것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아쉽게도 모든 이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식 같은 게 존재하진 않는다. 그렇게 간편한 해결법이 존재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꼭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자신의 기분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오롯이 마주하기 위해. 잘 지내지 못하는 내 기분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 지금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건지 혼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기 위해. (6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내 기분아 잘 지내니? 왠지 걱정이 돼서 말이야'를 시작으로, 1장 '나보다 내 기분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걸 기억할 것', 2장 '다른 사람이 내 기분을 좌우하도록 방치하지 말 것', 3장 '행복한 기분을 만들기 위한 조작을 모을 것', 4장 '지금 내가 느낀 감정과 대화하는 연습'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오랫동안 정리하지 않은 냉장고를 청소한다고 생각합시다'로 마무리된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이다. 무게감도 덜고, 부담도 덜고, 힘도 빼고……. 무언가 좋은 말을 건네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냥 아주 사소한 무언가 혹은 방송 내용도 좋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인데 그런 데에서 오는 사색을 함께 나눈다.

특히 대단한 참고서적이 아니라, 그냥 예능이나 드라마 등 방송에서 스쳐 지나갈 법한 이야기들을 잡아끌어다가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글로 탄생시켰다. 그런 글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 <닥터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누군가 그러더라.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나는 스트레스를 대하는 우리네 태도가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거센 비바람과 파도를 맞서서 버텨내는 게 아니라, 그 앞에서 가장 유연한 모습으로 폭풍을 비껴가는 것이다. (27쪽)



이 책은 제목이 좀 아쉽다. '감정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이라는 제목은 감정기복이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읽지 않아도 될 것처럼 생각되는 제목이다. 하지만 읽어보니 건져낼 말도 많도 위로도 되며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 필요한 조언도 건져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을 건져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내 감정은 내가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본다. "나보다 내 기분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나도 오늘은 "내 기분아 잘 지내니? 왠지 걱정이 돼서 말이야."라며 내 마음속 나에게 안부인사를 건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