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은 몽땅 써라 - 먹고 놀고 마시는 데 목숨 걸어라, 다시 살 수 없는 것들에 투자하라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윤지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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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위험한 책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할 말이 많아질 것이다. '뭐라고, 가진 돈은 몽땅 쓰라고? 제정신이야?' 그럴지도 모르겠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만석꾼 며느리 뽑기' 이야기도 생각난다. 옛날 옛날에 만석꾼이 며느리를 뽑는데, 지정된 장소에서 쌀 한 말을 가지고 노비 한 명과 함께 한 달을 살면 며느리로 뽑는다는 것이었다. 그때 쌀 한 말로 죽을 쑤어 아껴먹거나 쌀알을 떼먹으며 한 달을 살려고 애쓰던 며느리 지망생들은 며칠 못 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포기하고 나가떨어졌지만, 대장간집 딸은 달랐다. 일단 배불리 밥을 해먹고 일을 해나갔으며 오히려 한 달 후에 보니 쌀 한 말을 밑천 삼아서 재산을 불려나갔다는 이야기.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잘 쓰라는 말이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살짝 곁눈질을 하는 것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 소개를 들여다보았다. 결국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무척 궁금해져서 읽어보기까지 한 것이다. 비록 그렇게 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 어떤 이야기를 할지 일단 들어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이 책 『가진 돈은 몽땅 써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호리에 다카후미. 일본 IT 업계의 풍운아로 이름을 떨쳤다. SNS 미디어&컨설팅 주식회사를 창업하고 라이브도어 대표이사 겸 CEO를 역임했다. 로켓 개발 업체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민간 기업으로는 일본 최초로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맛집 검색 앱 '데리야키', 인스턴트 메신저 '755'를 기획하고, 소설을 쓰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책날개 발췌)

가진 돈은 몽땅 써라! 이것이 개인의 신용을 현실에 구현하고 돈의 본질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한 푼도 남김없이 다 쓰고 무일푼이 되라는 개똥철학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진 돈을 모두 쓸 작정으로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뜻이다. 그럼 돈에 얽매이는 사고방식에서 분명 벗어날 수 있다. 이제부터 자세한 실천 방법을 소개하겠다. (9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돈은 쓸수록 기회가 늘어난다!'를 시작으로, 1장 '마인드셋: '안전제일'이 가장 위험한 시대', 2장 '행동혁명: 원 없이 놀아본 사람만이 한계를 뛰어넘는다', 3장 '시간 혁명: 돈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은 몽땅 사라', 4장 '습관 혁명: 절약과 인내에도 비용이 든다', 5장 '커리어 혁명: 당신의 돈을 브랜드로 바꾸는 법'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파묻혀 살아보기를'로 마무리된다.

차례를 찬찬히 살펴보면 좀 주춤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집 살 돈으로 자유를 샀다'라든가 '생명보험 대신 금융공부', '재미있는 술자리는 무조건 간다', '가족에 헌신, 안 할 수 있으면 하지 마라', '청소와 빨래는 전문가에게', '스마트폰은 언제나 최신형, 최고 스펙으로', '세상에 '아무거나 괜찮은' 것은 없다' 등의 소제목 앞에서 '엥?' 혹은 '뜨끔'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다고 나의 삶이 180도 바뀔 것은 아니니, 그저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갔다.

저자가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짐작하며 읽어나갔다.

나는 지금까지 저축 대신 경험에 투자했고, 돈으로 산 그 경험들은 이제 그 곱절의 돈을 내도 결코 재현할 수 없다. 저축으로 눈앞의 불안을 조금 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해 죽은 돈을 꽁꽁 품고 아등바등 살 것인가? 살아 있는 돈으로 현재를 가장 귀중하게 만들어줄 값진 경험을 쌓을 것인가? 어느 쪽이 후회 없는 인생이 될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24쪽)



행동하고 바보 취급당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용기 내어 계속 도전하는 것이 왜 바보 취급당할 일인가? 조금만 용기 내어 시도하다 보면 결국 성공할 수 있는데, 기회를 빤히 놓치고서는 성공한 사람을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몇 배는 부끄러운 일이다.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 용기도 돈처럼 마구 써야 한다. (156쪽)

이 책을 읽으며 '에이, 돈 아깝게 무슨?'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좀 더 용기를 내어 하기로 했다. 그것이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다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도, 지금보다 한 걸음 행동으로 나아가는 것을 생각해 본다.

저자는 자신의 선택은 항상 단순하다고 한다. 즐거움이 줄어드는 선택은 하지 않고, 때로 비합리적이더라도 무조건 재미있다고 느낀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현재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돈을 무조건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해 본다. 이 책을 읽고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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