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리면 진짜 안 돼? - 응급의학과 의사의 선별진료소 1년 이야기
서주현 지음 / 아침사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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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말 언제 끝날 것인가.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글에 살짝 좌절감이 생긴다. '코로나19의 종식, 박멸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다!'라는 것 말이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안 끝난다. 길어지니 지치고 힘들지만 현장에서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선별진료소 1년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선별진료소에서 일 년 동안 경험한 코로나19 사태의 '진짜' 뒷이야기라는 점이 궁금해서 이 책 『코로나19, 걸리면 진짜 안 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주현.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2011년부터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응급의학과에 근무 중이며, 소아응급센터장, 응급의학과장을 거쳐 현재 응급중환자실장을 맡고 있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현재까지 명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확진자 동선을 피하거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폐쇄하는 정책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중증 외상, 심정지 등 응급 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생기게 하는 시스템을 스톱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지는 몰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환자의 합병증이나 사망을 감소시키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11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코로나와 응급진료'에는 무증상은 몇 퍼센트일까?, 코로나19는 재난일까 아닐까, 무증상이 확진이고 유증상은 음성이라고?, 자가격리자들의 2주일, 살려주세요 응급실과 중환자실, 응급환자의 기준이 바뀌다, 코로나 잡으려다 장염 키웠네, 코로나19는 사망 원인 백신은 사망과의 인과관계 불명 등이, 2부 '코로나로 멈춘 세상'에는 의료진 '덕분'이라지만, 감염전문가 말만 들으면 안 되는 이유, 코로나19 환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모든 곳에서 열 체크를 하는데도 확진자가 줄지 않는 이유, 전 세계는 지금 기승전백신, 누가 봐도 공평하지 않은 거리두기 정책 진짜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위험 판단 기준은 '친한 정도', 코로나19에 들어간 돈 세상에 공짜는 없다!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이 훨씬 넘었다. 그냥 외부 활동 최대한 줄이고 버티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종식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뉴스를 틀면 코로나 확진자 수와 지역 통계부터 살펴본다. 요즘엔 그거 보고 있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드문드문 잘 안 보기도 한다. 그런데 마음속 깊숙이 꿈틀거리고 있던 의문을 이 책이 건드려주는 것 아니겠는가.

10여 가지나 되는 기저질환이 있고 내성균을 포함한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해 폐렴, 요로감염, 장염 등을 앓고 있으며 거동도 할 수 없고 대화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누워 지내는 분들의 콧속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는 순간, 모든 기저질환과 감염증은 통째로 지워진 채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어 사망하면 사망 원인이 '코로나19'가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22쪽)

실제 상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하며 읽어나갔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쪼개 글을 써야 하는 부지런함, 기존의 생각과 다르다고 비난을 들어도 끄떡없는 강력한 멘탈……. 그런 것 말이다. 우리 사회는 다른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분노와 비난이 들끓는 분위기인데, 보다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점검해본다. 평소 뉴스 등을 접하며 이상하다 생각했던 것과 미처 그런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짚어주는 현 상황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행해진 여러 가지 정책들에 대해 성찰과 반성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이후 유사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성공적으로 극복한 재난'은 아니더라도 '덜 실패한 재난'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작은 길을 제시하며, 기본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과도한 공포심에서 벗어나 우리의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_대한재난의학회장 김인병

솔직히 백신을 맞으면 다음 달부터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의아했다. 우려와 걱정이 섞인 의문일 것이다. 특히 질병에 있어서는 100%라는 것이 없을 텐데,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일단 판단 보류다.

우리나라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사하고, 격리하고, 희생하고, 협조했기에 그나마 방역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투자한 인적 물적 심리적 자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투자를 했기에 사망률과 사망자를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토록 잘해놓고도 천문학적인 외화를 들여 절대 다수의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다. 결국 금전적 이득은 그들의 것이 되고 말았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더니 정말 딱 그런 꼴이다. 심지어 정부에서 그렇게 열심히 방역에 안간힘을 쓰는데 한 마디도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백신 공급이 늦어질 기미가 보이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덜 급하기 때문에 그랬다는 총리의 말 한마디에 벌떼같이 일어나 백신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 정부의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백신 없이도 우리나라는 방역을 잘 해왔는데, 힘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와 부작용을 알 수 없는 백신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209쪽)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다음번에 대비를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불공정한 거리두기라든가, 서로 의심하고 비난하는 등 코로나 1년 우리의 삶은 무언가 씁쓸하다.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이 되어 버렸을까. 어느새 모두가 잠재적 코로나19 감염자가 되어 서로를 불신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자들이 되어버렸으니, 참으로 민망하고 씁쓸한 일이다. (225쪽)

이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상황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원론적인 것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지만, 현장에서 좀 더 다양한 목소리가 생생하게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꼭 들어야 할 목소리를 들은 듯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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