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 - 심장외과의가 알려주는 심장의 모든 것
니키 스탬프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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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심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 정말 인상적인 추천사다. '그러면 나도 당연히 읽어야겠네!' 생각했다. 나도 심장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심장외과의가 알려주는 심장의 모든 것이라고 한다. <하퍼스 바자> 선정 '올해의 여성'(2017) 니키 스탬프 7개국에서 번역출간된 화제의 책이라는 것이다. 제목 자체에 대한 답도 궁금했고,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그나저나 '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 그 답은 무엇일까? 호기심은 책을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니키 스탬프. 현재 심장 전문 외과의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단 12명뿐인 여성 흉부외과 의사 중 한 명이다. 여성의 심장 질환 및 건강 분야에 헌신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 나는 심장의 특징과 심장을 아름답고, 특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모든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우울증이 어떻게 심장을 병들게 하고, 밤에 푹 자는 것이 어떻게 심장을 건강하게 만드는지도 설명할 것이다. 의사로 살면서 만난 놀라운 심장의 소유자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11쪽,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몸과 마음이 맞닿은 곳', 2부 '심장을 살리는 처방전', 3부 '하나뿐인 심장을 지키기 위하여'로 나뉜다. 부서진 심장 때문에 죽을 수 있을까, 스트레스에 지친 심장, 새로운 심장: 심장이식과 인공심장, 여성의 심장에 관한 의학적 수수께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자, 운동: 심장이 펌프질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레드와인 다크초콜릿 슈퍼푸드, 우울증: 심장은 우울해질 수 있을까, 졸린 심장, 유전자는 운명이 아니다, 당신의 심장에 관해 말하는 법, 심장의 여정: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등 13장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 몸과 관련한 중요한 일들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진다. 당신은 당신의 심장에게 뛰라고, 혹은 폐에게 숨을 쉬라고 다그칠 필요가 없다. 장은 당신이 전달한 음식을 처리하고, 뇌는 당신이 걷고 싶을 때면 다리에게 걸으라고 신호를 보낸다. 우리는 몸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들을 당연하게 여긴다. (9~10쪽)

이 글을 읽고 나서야 '그렇네'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장기들에 대해 생각한다. 정말 우리 몸은 환상적으로 작동한다. 내가 인식하는 순간은 물론,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순간들도 알아서 척척해내는 마법을 부린다.

민간 전승과 고대 의학에서 심장은 언제나 마법처럼 생명을 살아 있게 하는 정수로 그려지는데, 내가 생각하는 심장도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이제부터 가슴에서 엄지손가락 길이만큼 안쪽에 있는 이 기관이 발휘하는 마술과 이 기관에 관한 지식을 나눌 것이다. 신나면 팔딱팔딱 뛰고 겁나면 쿵쾅쿵쾅 뛰는 심장에 관한 이야기를 당신과 나누고 싶다. 마음과 몸과 영혼을 다해 심장을 돌볼 수 있도록, 당신이 당신의 심장을 정말로 사랑하기를 바란다. (10쪽)



부서진 심장을 일컫는 의학 용어는 실제로 있다. 상심증후군이라 할 수 있는 이 병의 실제 병명은 타코츠보 심근증, 혹은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다. 상심증후군은 심장마비와 비슷하다. 몸이 느끼는 감정 때문에 다량의 호르몬이 방출되어 관상동맥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수축하면서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 발병한다.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심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31쪽)

타코츠보 심근증은 사랑하는 사람의 부고 소식 등 끔찍한 이야기를 들은 여성에게서 자주 발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상심증후군'이라 이름을 붙였는데, 실제 가장 이른 사례가 1990년대 초반에 매사추세츠에 있는 일류 병원을 찾아온 여성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심장마비라고 진단할 수 있는 전형적인 가슴 통증을 호소했지만, 심장을 검사해보니 실제 막힌 혈관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 뒤에 타코츠보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인류는 고작 60여 년 전에 심장 수술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또한 심장에 관한 온갖 지식을 풀어내주어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지금껏 잘 알지 못했던 부분, 특히 상심증후군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서 풀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심장외과 전문의가 바라본 심장 이야기라는 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레드와인, 다크초콜릿, 슈퍼푸드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생각이 재미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최신 슈퍼푸드를 보도하는 기사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예수가 먹었던 다섯 가지 슈퍼푸드' 같은 기사 제목을 보면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고, 너무나도 비싼 이국적인 열매나 발음하기도 힘든 곡류 기사를 훑게 된다. 장수와 건강을 보장한다는 슈퍼푸드는 개인과 사회를 병들게 한 질병을 치료해 줄 놀라운 약인 양 느껴진다. 슈퍼푸드에 관한 이런 주장들을 건전한 회의론과 과학적 호기심을 가지고 대하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고혈압을 치료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올린 것은 슈퍼푸드였다. 사실 '슈퍼푸드'는 과학 용어라기보다는 마케팅 용어다. (183쪽)

저자는 고혈압과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으므로 의사를 찾아가 심장 검사를 해보았다고 한다. 결과 혈압이 아주 높았고, 정신이 번쩍 들어 그 즉시 슈퍼마켓으로 가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잔뜩 사 왔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은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자신이 아플 때이다. 의사가 약 처방을 해주려고 하면 일단 음식으로 조절해보겠다고 그제야 생각하는 것이다. 진작 좀 할 것이지, 여태껏 먹고 싶은 대로 먹다가 그럴 때만 벌벌 떨면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특히 슈퍼푸드가 우리를 구원해 줄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면 이것도 안 하면 뭘 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쨌든 마케팅으로 다가오지 않고 솔직한 심정을 엿보는 듯, 때로는 '내 말이 그 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까지 속 시원하게 들어본다.

·심장은 어떻게 박동하는 것일까?

·우울증은 어떻게 심장을 병들게 할까?

·레드 와인과 다크 초콜릿은 정말 심장에 좋을까?

·여성의 심장과 남성의 심장은 어떻게 다른가?

·건강한 심장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들여다보며 하나씩 답변을 들어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장,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심장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기간이 더 많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시간만이라도 심장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심장 전문 외과의인 저자가 풀어내는 심장 관련 이야기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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