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자클린 퍼비.스튜어트 조이 지음, 이현수 외 옮김 / 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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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유명한 이름을 들어는 보았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펼쳐들었다. 나에게 이 책에 호기심을 생기도록 한 것은 그의 영화 작품들이다.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그 정도만 언급해도 나는 '정말?!'이라며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는 하나를 알았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곳에서 의문이 생기고, 하나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두세 개의 질문이 튀어나오는 영화이다. 우리는 절대로 그의 영화를 한눈에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그 부분 부분을 잘라서 이해한 뒤에 우리가 아는 것들을 끼워 맞춰 전체를 이해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맙소사, 내가 이해한 것과 다른 사람이 이해한 것이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마치 4차원에 복속된 우리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5차원의 테서렉트와도 같다. (606쪽, 역자 후기 중에서)

이 책의 역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의 영화 중 내가 이미 본 이 세 가지 작품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는 '언제 한번 다시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있던 영화들이다. 그 영화들을 다 본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미 긴 상영시간에 지쳐서 '나중에'를 기약하며 미래 어느 날로 미뤄두고 있던 영화들이다. 일단 이 책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를 읽으며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자클린 퍼비, 스튜어트 조이 공동 저서이다. 자클린 퍼비는 사우스햄튼 솔렌트 대학교 영화과 부교수이며, 스튜어트 조이는 사우스햄튼 솔렌트 대학교 영상학과 교수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7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리뷰를 통한 작가의 발전: 크리스토퍼 놀란을 둘러싼 비평', 챕터 2 '전형적인 시네필리아: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의 아이맥스', 챕터 3 '<인셉션>과 <프레스티지>에 나타난 놀란의 몰입도 높은 영화 제작 알레고리', 챕터 4 '성자, 죄인 그리고 테러리스트', 챕터 5 '<메멘토>의 포스트모던 누아르 판타지', 챕터 6 '위기의 남자들: 크리스토퍼 놀란, 거짓, 허구화된 남성성', 챕터 7 '트라우마를 드러내기', 챕터 8 ''꿈이 그들의 현실이 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와 <인셉션>에서 영구적인 퇴행', 챕터 9 '범죄 현장을 다시 방문하기', 챕터 10 ''계속해서 스스로 뭘 알고 있는지 되뇌는데, 네가 믿고 있는 건 뭐지?', 챕터 11 '슈퍼히어로에 걸려 넘어지다', 챕터 12 '크리스토퍼 놀란의 퍼즐 영화 가운데 <인셉션>이 가지는 불일치', 챕터 13 '<인셉션>의 비디오 게임 로직', 챕터 14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에서 더블의 사용', 챕터 15 '끝이 안 보임: <미행>의 실존주의적 시간성', 챕터 16 '꿈에서 음악 듣기: 놀란의 <인셉션>에서 음악의 기호적 역할에 대해', 챕터 17 '또 다시 시간에 관하여: <인터스텔라>부터 <미행>까지,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간 여행에 대한 계속되는 집착'으로 나뉜다.

이 책의 글들은 퍼즐을 풀이하기보다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 작품이 만드는 프리즘에 다양한 각도로 접근할 것이다. 작품의 복잡한 구조의 안쪽에 초점을 맞추고 불빛을 비출 것이다. 각각의 글들은 관객들이 해답을 가지고 다시 영화를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을 가지고 영화를 다시 보게 할 것이다. 이 책의 분석들은 트릭을 망치지 않으면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특별하고 기이한 영화적 마술에 대한 우리의 즐거움을 더하고 깊게 할 것이다. (14쪽)



이 책을 읽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 세계에 대한 안개가 걷히리라 기대했지만, 더 커다란 미궁에 빠지는 듯하여 혼란스러웠다. 영화에 일가견이 없으니 난해한 느낌인데 하물며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이라니, 이해가 아니라 수많은 질문들이 생겨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세계는 내가 궁금해하던 것 말고도 끊임없는 질문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에 참여한 물리학자 킵 쏜은 놀란이 <인터스텔라>의 세계에서 과학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설정한 것 중 하나가 '인간 같은 … 물리적 대상 …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갈 수 없다. … 즉 쿠퍼는 절대 자신의 과거로 갈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쿠퍼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가는 재미도 없이 복잡한 상대론적 시간(팽창)을 다루어야 한다. 시간은 <인터스텔라>에서 진실로 안타고니스트이다. 왜냐하면 쿠퍼가 맞서야 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은, 밀러 행성의 부근에서 조우하는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근처에 그 궤도가 위치하기에 극단적으로 느려지는 시간만이 아니라, 상대론적 시간이기 때문이다. (569쪽)

질문 하나를 해결하려고 펼쳐들었다가 질문 10개쯤은 거뜬히 생겨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놀란의 영화가 '시간의 영화'인데, 사실 영화에 빼곡히 담긴 코드를 다 해석해낼 재간이 없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영화 마니아, 그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를 한두 번 이상 본 사람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한 번 본 사람들에게, 혹은 가물가물 헷갈리는 사람들에게는 질문 몇 개 정도는 거뜬히 더 생기도록 하는 책이다. 쉽지 않은 책이지만 SF의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기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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