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매트릭스 - 지구의 모든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을 위하여
로버트 마이클 파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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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 가며 보았을 때 그곳은 분명 노지였다. 일부러 차를 대거나 내려서 구경할 필요성을 못 느끼던 땅이었고 눈여겨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 마트가 들어섰다. 주차장에는 차가 빼곡히 들어서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땅에 있던 동식물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그러고 보면 건물이 하나씩 들어서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그곳은 예전의 상태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우리가 어렸을 때 경험하던 자연을 지금은 하나씩 잃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경험의 멸종"이라고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에세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하며 이 책 『네이처 매트릭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로버트 마이클 파일. 1947년 콜로라도주 덴버 출생. 자연철학자, 생물학자, 그리고 작가로서 다양하게 활동해왔으며, 특히 나비 연구와 보존생태학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서세스 무척추동물 보호협회'를 설립했고, 최근에는 '왕립곤충학회' 평생 명예 연구원으로 임명되었다. 현재 워싱턴 남서부의 시골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자연사를 연구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총 열네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외의 흐트러진 풀숲을 걷는 즐거움, 동네의 특별한 장소와 동식물 아이들, 너무 달라진 비틀 록에서의 하루, 세쿼이아 나무와 말하는 잎사귀, 미네랄 킹의 미학, 네이처 매트릭스, 또 다른 자연 대학 캠퍼스에 대한 생각, 그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버의 이야기였다, 야생의 멸종, 칼새와 나비 날개 돌산과 습지, 모두의 도랑은 소중하다, 사스콰치의 기호학, 1년간 새를 관찰하러 떠나는 여행 빅 이어, 자연 문학의 경계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이 야생 서식지를 완전히 점유해버리면 일반종의 동식물도 사라져버린다. 그러면 자신의 일상에서 자연과 접촉하는 경험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관심이 떨어져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도 줄어들고 만다. 이것은 순환 효과가 있어서, 멸종의 파도가 확대될수록 인간은 자연과 단절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경험의 멸종"이라고 부른다.

(26쪽)

이 책 전반적으로 우리는 '경험의 멸종'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독자는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현재, 자연과의 교감과 상실, 무관심 등을 떠올리며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경험의 멸종은 무관심과 악화, 자연과의 궁극적인 분리라는 순환을 일으킨다(122쪽)'의 의미가 피부로 와닿아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생명애가 샘솟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게 맞는지 맥박을 한 번 짚어보길.

-《커커스》 리뷰

이 책은 자연철학자 마이클 로버트 파일이 학자이자 작가로 살아온 50년의 경험을 다양한 주제와 접목시켜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도 듣게 되지만 내 주변의 자연도 돌아보게 된다. 돌이킬 수 없이 변화하는 환경이 그저 발전이라고만 생각했던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을 위주로 다시 돌아보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다.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나에게 자연은 어디까지인지, 이 책을 읽으며 자연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히 '경험의 멸종'이라는 부분에 대해 새롭고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책이어서 여운이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과 자연에 대해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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