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하는 말, "자, 집중하자!"에는 노력만 하면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반대로 이야기한다. 고집하지 말고, 생각의 늪에 빠지지 말고, 사고를 멈추라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도록 놔두라고. 바로 "우리 눈앞에서" 말이다.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 눈 뜨고 지켜보지도 말라는 뜻은 아니다. 눈을 뜨되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고 바라보는, 긴장 없는 '응시'가 필요하다. 그런 '응시'를 가능하게 하는 비결은 편안함이다.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로 앉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먼저고, 생각은 그 편안함에서 비롯하는 결과물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든 편안함이 선결 조건이다. 삶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면 의자에 편히 앉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174쪽)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사라지게 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면 된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나, "살면서 마주하는 문제에 자꾸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 절대로 그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라는 루스탕의 말이 마음에 와닿다.
베짱이를 경멸하고 개미를 본받으라고 배운 우리들에게, '최선을 다하려 전전긍긍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국 사회 풍토와도, 자본주의 시민 윤리와도 맞지 않는 태도다. '내면의 평화를 찾고 순간을 음미하라'는 조언을 듣긴 했지만, 늘 어딘지 설명이 모자란 느낌이나 패배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가 오래 기다려온 지적인 백신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_ 장강명
이 책은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해서 강조하기보다는 그냥 처음부터 물 흐르듯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이다, 아니다, 그런 것을 떠나서 일단 한번 사색에 잠길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책을 펼쳐드는 것 자체가 패배의 의미라 생각되어 주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풀어내는 이야기 또한 정답이 아니라 과정이고, 충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기에 물 흐르듯 술술 읽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생을 바라보도록 풀어가는 책이니 일독을 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