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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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니, 그럴 때가 많다. 결과가 미미하면 내가 좀 더 노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세상일이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살다 보면 내가 잘하는 일과 노력해서 겨우 얻게 되는 일은 다르면서도 그걸 골라내기 힘들어하며 살아간다. 조금 노력하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이 책은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엄청난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워지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고, 다른 사람을 유혹할 때든 피아노나 테니스를 배울 때든 외국어를 배울 때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애쓴다. 심지어 심리 상담가들조차 '자신에게 몰두하는 법'에 대해 조언하는 형편이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갖추어야 한다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신하건대, 우리에겐 그와 정반대의 태도가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노력이 단순히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 (7~8쪽)

이 책은 '느긋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위적인 노력은 일단 내려놓고 이 책 『노력의 기쁨과 슬픔』을 읽으며 느긋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올리비에 푸리올. 철학자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 강연자다. 또한 단편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겸 편집자다. 파리 13구역의 영화관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한 철학 강의 '시네필로'로 젊은 철학도들에게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 강연은 <스튜디오 필로>라는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프랑스에 새로운 철학 읽기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때로 노력은 무용할 뿐 아니라 비생산적이기까지 하다'를 시작으로, 1장 '계속하기: 앞을 향한 시선이 우리를 지탱하는 줄이다', 2장 '시작하기: 우리는 망설이기 때문에 길을 잃는다', 3장 '1만 시간의 유혹: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다', 4장 '성공의 순간: 신은 노력하지 않는다', 5장 '자세 찾기: 이완된 몸이 긴장한 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6장 '버티기의 기술: 우리를 말하고 춤추게 하는 건 의무감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이다', 7장 '생각 멈추기: 과도한 생각은 존재 전체를 오염시키고 심지어 위협한다', 8장 '목표하지 않고 이루기: 어떤 목표는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달성될 수 있다', 9장 '집중의 비법: 너무 열심히 보려고 하면 오히려 보지 못한다', 10장 '꿈의 힘: 진정한 노동자라면 누구든 몽상가다'로 이어지며, 나가며 '수평선은 지점이 아니라 하나의 대륙이다'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매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다양하게 펼쳐내다니. 그것도 현학적이지 않게 힘을 한껏 빼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부드럽게 이어지는 글이라니! 그러면서 한 마디씩 툭툭 내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원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면

제대로 원한 것이다

(60쪽)



선생님들이 하는 말, "자, 집중하자!"에는 노력만 하면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반대로 이야기한다. 고집하지 말고, 생각의 늪에 빠지지 말고, 사고를 멈추라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도록 놔두라고. 바로 "우리 눈앞에서" 말이다.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 눈 뜨고 지켜보지도 말라는 뜻은 아니다. 눈을 뜨되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고 바라보는, 긴장 없는 '응시'가 필요하다. 그런 '응시'를 가능하게 하는 비결은 편안함이다.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로 앉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먼저고, 생각은 그 편안함에서 비롯하는 결과물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든 편안함이 선결 조건이다. 삶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면 의자에 편히 앉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174쪽)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사라지게 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면 된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나, "살면서 마주하는 문제에 자꾸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 절대로 그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라는 루스탕의 말이 마음에 와닿다.

베짱이를 경멸하고 개미를 본받으라고 배운 우리들에게, '최선을 다하려 전전긍긍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국 사회 풍토와도, 자본주의 시민 윤리와도 맞지 않는 태도다. '내면의 평화를 찾고 순간을 음미하라'는 조언을 듣긴 했지만, 늘 어딘지 설명이 모자란 느낌이나 패배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가 오래 기다려온 지적인 백신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_ 장강명

이 책은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해서 강조하기보다는 그냥 처음부터 물 흐르듯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이다, 아니다, 그런 것을 떠나서 일단 한번 사색에 잠길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책을 펼쳐드는 것 자체가 패배의 의미라 생각되어 주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풀어내는 이야기 또한 정답이 아니라 과정이고, 충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기에 물 흐르듯 술술 읽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생을 바라보도록 풀어가는 책이니 일독을 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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