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어느 의사의 고백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1
김현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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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대학교병원 권역응급센터 진료교수 김현지 에세이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이다.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어느 의사의 고백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 건 이국종 교수의 추천이라는 점에서였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아주대학교병원 이국종 교수의 추천사가 있다.

"오늘도 생명의 최전선에서 간신히 견뎌내고 있는 의사와 환자를 위해, 저자의 노력은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활자화되어야 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현지. 서울대학교병원 권역응급센터 진료교수이며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이다. 내과 전문의이자 우리 모두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위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결국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의 책을 통해서 누구든지 의료 현장과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그 필요에 조금 더 공감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다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책이 완성되기까지 무려 1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겠다. (1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죽음, 삶, 경계, 그 너머'로 나뉜다. 나는 환자를 잘 죽이고 싶다, 소년의 DNR, 현대 의학의 한계, 병원에 사는 사람들, 의사가 바라는 단 한 가지, 성인 중환자실의 아가야, 방콕에서 온 그대, 보이지 않는 자들, 우리가 살리지 못한 생명들, 술에 대한 단상, 결핵을 아시나요, 의과대학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 나의 특이한 직업병, 소개팅과 돼지껍데기, 주 80시간만 일하기 위한 투쟁,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 나는 의사가 바라본 환자 개개인의 에피소드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좀 더 읽어보면 그것 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미화된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 울컥하기도 했다. 잘 모르는 경우도 많겠지만, 거동하기 힘든 상태에서 입원했을 때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요즘은 간병비가 내가 알던 몇 년 전 시세보다 훨씬 높아진 데다가 코로나로 면회도 힘드니 제대로 살펴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프면 안 되는, 아프면 손해를 보는, 그리고 아프면 감당하기 힘든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나는 10년 전에도, 지금도 똑같은 상상을 한다. 그리고 상상하면 할수록 울적해진다. 지금도 환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간병을 받지 못하고, 보호자들은 높은 간병비에 허덕인다. 불과 1년 전에 유행하던 것도 금세 촌스럽다고 치부되는 지금, 간병만큼은 신기하리만치 10년 전과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다. 간병비 급여화는 아직 사회적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아직도 '이상적인 나라'는 없다. (100쪽)

이 책에 실린 에피소드들이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할 때 일어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퇴근 한 시간 전에 갑자기 나타난 소아 심폐소생술 환자, 노력했지만 결국 아기는 떠났고, 의사 면허 따고 맞이한 첫 죽음이어서 더욱 큰 충격이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생동감 있게 다가오며 마음을 건드리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초고를 쓰기부터 다듬어 완성하기까지 무려 1년이 넘게 걸린 대장정이었다고 고백한다. 단순히 임상의로서의 에피소드만이 아니라, 비서관으로 일할 때 느낀 점까지 현실의 문제를 함께 바라보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의미 있었다. 이런 목소리를 듣기 전에는, 그러니까 밖에서 바라볼 때에는 별문제 없이 잘 굴러간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일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볼 곳이 많다. 정책과 제도를 바로잡아 우리의 현실이 보다 나아지기를 바란다. 특히 '만인에게 성취 가능한 최선의 건강을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든든해진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읽어보기를 잘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함께 생각하고 공감하기를 바란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정책 변화도 이끌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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