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 - 우리를 둘러싼 아름답고 위대한 세계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진원 옮김 / 까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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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다. 내 목소리만 들어도 용케 알고 버선발로 뛰어나와 벌러덩 드러눕는다. 나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하게 오랜 세월을 살아간 덩치 큰 어르신이지만, 거기에 비하면 새파랗게 어린 내가 친구하자고 말 걸어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동네 나무도 한 그루 있다. 요즘 들어 이렇게 생물 친구를 하나둘 늘리다 보니 이 책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를 읽으며 우리를 둘러싼 아름답고 위대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다양한 생물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에게 생물학은 가장 친숙하고도 필수적인 학문이다. 생물학적 호기심은 우리의 기원을 파헤치고 다양한 동식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지금도 건강 상식이나 생물 다양성과 같은 다양한 이슈를 탐구하게 한다.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는 이처럼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생물학의 세계를 삽화와 함께 펼쳐 부인다. 생물의 정의에서부터 진화론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 면역 체계가 작동하는 방식, 유도 만능 줄기 세포(iPS 세포) 개발과 같은 최근의 발견까지 이어지는 이 책의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의 일상 곳곳에 생물학의 아름다운 세계가 함께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사라시나 이사오. 현재 도쿄 대학교 종합연구 박물관의 연구사업 협력자이자 메이지 대학교와 릿쿄 대학교 겸임 강사로 일하고 있다. 전공은 분자고생물학이며, 동물의 골격 진화에 대해서 연구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독자들이 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본래 제목에는 "젊은 독자들에게"라고 썼지만 정확하게는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가 맞다. 호기심만 가득하다면 100살이 넘은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라며 썼다. (10쪽, 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총 19장으로 구성된다. 1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아 있는 지구', 2장 '오징어의 다리는 10개일까?', 3장 '생물을 감싸고 있는 것', 4장 '생물은 흐르고 있다', 5장 '생물의 특이점', 6장 '생물일까, 무생물일까?', 7장 '연두벌레는 동물일까, 식물일까?', 8장 '움직이는 식물', 9장 '식물은 빛을 찾아서 성장한다', 10장 '동물에게는 앞과 뒤가 있다', 11장 '커다란 단점이 있는 인류의 보행 방식', 12장 '인류는 평화로운 생물', 13장 '감소하는 생물 다양성', 14장 '진화와 진보', 15장 '유전의 원리', 16장 '꽃가루 알레르기는 왜 생길까?', 17장 '암은 진화한다', 18장 '술을 단번에 마시면 안 되는 이유는?', 19장 '불로불사와 iPS 세포'로 나뉜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다가 2장의 제목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먼저 펼쳐보았다. '오징어의 다리는 10개일까?'라는 제목을 보며 내심 10개가 아니라는 답을 듣고 싶었나 보다. 혹시 이 책에서 그 부분이 궁금해서 알고 싶어서 펼쳐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니, 괜한 스포일러 하지 말고 입 닫고 다음으로 넘어가야겠다.




 

'생물'을 하나의 학문으로 조금 어렵게 생각해왔다면, 이 책에서는 그 장벽을 조금 깨는 데에 도움을 준다. 삽화에 등장하는 남녀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장난치며, 경직된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나중에는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하며 집중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는 세균보다 복잡한 생물이지만 우리 인간도 세균도 생명이 탄생한 지 약 40억 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화해온 생물이라는 점이 새삼 놀랍다. '이 지구에는 진핵생물뿐만 아니라 세균이나 고세균도 산다는 것을 잊지 말자(108쪽)'라는 발언에 이어 삽화도 인상적이다. 나는 아직 세균에게 말 걸어본 적이 없어서 더 그런가 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생물학은 단순한 학문으로서의 흥미와 관심을 충족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295쪽, 옮긴이 후기)

이 책은 생물에 대한 책인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눈으로 생물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라기보다는 함께 지구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동반자 느낌이랄까. 너도 멋지고 나도 멋지고, 지구상에 있는 우리 생물들은 다들 개성 있고 멋지다는 느낌으로 짚어보게 된다. 훈훈하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나 또한 생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시간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생물학 강의여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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