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단 '들어가는 글'을 읽으며 『열하일기』에 대한 생각을 달리한다.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열하일기』는 또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학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국학 분야의 학자들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중국을 연구하는 외국 학자들도 『열하일기』에 주목한다. 중국사 연구자들에게 '1780년의 열하'는 당시 청의 황제였던 건륭제(1711~1799)가 자신의 '칠순 잔치'를 벌인 때와 장소로 유명한데, 『열하일기』에는 황제의 칠순 잔치와 관련하여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소중한 기록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12쪽)
게다가 저자의 연구 계기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나는 청나라 역사를 공부하긴 하지만, 애시당초 『열하일기』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1780년의 열하에서 벌어진 일 때문은 아니었다. 사실은 정반대였다. 『열하일기』로 인해 1780년의 열하에 주목하게 되었다. 나도 한국 사람인지라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온 명성에 끌려 『열하일기』를 읽어볼 생각을 품게 되었다. 실제로 읽어보니 『열하일기』는 듣던 대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역사 연구자의 직업병 탓일까, 청나라에 관하여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적잖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이런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한번 파고들어 볼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13쪽)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연구자의 호기심이 더해져 함께 파고들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열하일기』를 다른 시각으로 살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이 책이 정말 흥미진진한 느낌이었다. 전혀 몰랐던 사실을 누군가가 '그동안 몰랐지?'하면서 척척 짚어주며 설명해 주니, '아, 그렇구나!' 생각한다. 책 뒤표지의 추천사에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라는 글이 눈에 띄는데, 정말 그렇다. 강의를 들으며, 문득 들려주는 질문에 궁금해하며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