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판결문 -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결', '법' 이런 거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데에는 다음 질문이 큰 역할을 했다.

"패소한 이유가 나와 있지 않아요."

"중요한 단어에 오타가 있어요."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버젓이 기록돼 있어요."

"기존 판례를 그냥 복사 붙여넣기 한 거 아닌가요?"

"권고 기준보다 낮은 양형을 제시하네요."

이런 불량 판결문, A/S 받을 수 있나요? (책 뒤표지 중에서)

법 없이도 잘 살면 무엇보다 좋은 일이겠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법에 휘말릴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가볍든 무겁든 나와 연관된 일이라면 신경이 쓰일 것이다. 하물며 위에 언급한 질문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이 책에서는 상식에 맞지 않는 법과 싸우는 최정규 변호사가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대한민국 법정을 고발한다고 한다. 특히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나에게는 이 추천사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할까? 대한민국 국민 중 이 말을 믿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사법기관과 검찰은 왜 불신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최정규 변호사가 쓴 이 책은 그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울여야 할 노력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_국가 폭력 피해자 기념 박물관 '수상한 집' 변상철 대표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불량 판결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최정규. 공익 법무관,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로 일하며 부당하고 불공정한 법 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에 국민을 대표해 나쁜 법과 불량한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014년 신안군 염전에서 100여 명의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행해졌던 노예 사건을 긴 싸움 끝에 승소로 이끌었지만, 평소에는 판례상 패소할 것이 뻔한 사건에 맞서는 게 일상이다. 기득권의 논리로 가득한, 틀에 박힌 판례를 거부한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국경 없는 마을' 안산 원곡동에 2012년 원곡법률사무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이주민, 장애인, 국가 폭력 피해자, 공익제보자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과 공익을 위해 변호사로서 눈치 보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책날개 발췌)

지금껏 법조인으로 살아가며 상식에 맞지 않은 법, 비합리적인 검찰의 결정과 법원의 판결을 대할 때마다 '그냥 눈감지 말아야겠다', '도시락 폭탄은 던지지 못하더라도 김치김밥은 꺼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꼼지락거렸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애쓰며 꼼지락거린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이면 누구나 경험했거나 경험할 만한 내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문제의식을 느낄 법한 주제다. (12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악법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2장 '국민이 법원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 3장 '상식에 맞지 않는 불량 판결문', 4장 '쉽게 편들 수 없는 논쟁의 판결, 그리고 법', 5장 '불량 판결문, 어디에서 A/S 받나요?'로 나뉜다. 악법도 법이다?, 상식에 맞지 않는 법과 싸우는 변호사, 생략되고 왜곡되는 변론조서, 법원의 불편부당한 민원 서비스, 이유를 알 수 없는 판결문, 불량 판결이 두고두고 미친 영향,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들 이야기, 국가배상 사건 위자료 재판부마다 들쭉날쭉, 공익 신고자를 지키지 못하는 법과 판결, 술만 먹으면 모든 것이 가벼워진다, 공소시효의 쓸모에 대하여, 국민 감시 체계를 구축해 불량 판결을 줄이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먼저 이 책의 앞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추천의 글을 쓴 것이 눈에 띈다. 사실 법을 잘 모르며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는 뉴스로 들려오는 사건사고를 보아도 당사자는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도 아찔하다. 일반인으로서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세세한 법조항이 아니라, 어떻게 인식하느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짚어주는 불편한 진실을 함께 마주하고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는 사실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며, 상식에 맞지 않는 법, 악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우리가 존중해야 할 건 사법부가 선고하는 판결이지 국민을 향한 법원의 불편부당한 서비스가 아니다(73쪽)'라는 말에 공감해야 한다.

그냥 '알아서 공정하게 잘 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오산이다. 이 책이 그 생각을 조목조목 깨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이 별로 공정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특히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도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다 같이 알고 조금씩이라도 개선해나가자는 의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이 부당한 현실을 당장 박차고 나가지 못하는 건 우리만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 무력감을 학습 받아왔기 때문이다.(258쪽)'라는 말에 지극히 공감하며, 그래도 내일이 오늘보다는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고 배우는 시간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