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분이 콩나물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 - 수학의 쓸모를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의 수포자들에게
쏭쌤.정담 지음 / 루비페이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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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데에는 순전히 제목이 큰 역할을 했다. '적분이 콩나물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라는 말은 수학이 싫은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나도 한때는 수학이 참 좋았는데 어느 순간 수포자 대열에 합류하여 '미분적분 이런 거 해서 뭐에 쓰나?'라는 대화를 하는 데에 익숙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수학의 쓸모를 모르고 자란 대한민국의 수포자들에게'라고 말이다. 그때 그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신 선생님이 계셨다면 나는 달라졌을까. 문득 옛 생각도 나고 이 책이 궁금해지기도 하여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쏭쌤과 정담의 대화로 구성된다. 쏭쌤은 부산에 있는 한 학교에서 수학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최대한 눈높이를 낮추어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하나, 정담이 정말 기본적인 내용도 모를 때면 가끔 화를 낼 때도 있다. 정담은 자칭 '수포자들의 대변인'이다. 아이들이 좋아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대입 논술을 지도했다. 다도와 수행에 관심이 있다. (책날개 발췌)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청객으로 온 수학 교사에게 물었다. "도대체 이차함수 같은 건 왜 배우는 겁니까?" 마치 나에게 질문하는 것 같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고민이 팟캐스트 방송으로 연결되었고, 운 좋게 좋은 출판사를 만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4쪽)

이 책은 총 16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도대체 수학은 배워서 뭐해요?'를 시작으로, 0장 '그 어려운 수학은 왜 배웠나?', 1장 '평균은 믿을 만한가?', 2장 '로그는 왜 배웠을까?', 3장 '집합을 왜 제일 먼저 배울까?', 4장 '명제, 논리적으로 옳다는 것이 설명 가능한가?', 5장 '곱셈 기호는 왜 생략할까?', 6장 '정규분포,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 7장 '통계적 추정, 수학적 예측의 힘', 8장 '조건부 확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9장 '작도는 왜 배웠을까?', 10장 ''도형의 방정식'이란 대체 뭘까?', 11장 '기하학은 어떻게 수학이 되었나?', 12장 '삼각비, 세상에서 가장 긴 자', 13장 '호도법은 왜 배웠을까?', 14장 '삼각함수는 왜 배웠을까?', 15장 '적분이 콩나물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 16장 '미분, 찰나의 변화를 알아내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수학, 이 따위가 재미있을 리 없는데'로 마무리된다.

졸업 후에는 수학을 쳐다보지도 않고 살았기 때문에 이 책의 차례를 보며 감회가 새롭다. '그래, 이거 배웠었지', '그러게, 왜 배웠을까?' 등등 생각이 많아진다. 제목이 정말 수포자들, 수학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 수학 방향은 쳐다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일단 끌어모으게 생겼다.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 아무리 공부하라고 강조해도 일단 재미를 못 느껴서 하기 힘든 데다가 쓸모를 몰랐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안 되었던 것이다. 수포자가 60%가 넘는다는 소문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들은 어쩌면 '도대체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지?' 이 물음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면서 내 생각을 바꿔줄 수 있는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포자들은 '살아가는 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을 배운다는 생각' 때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니 말이다. 내 생각을 바꿔주고 나를 뒤흔들 변화의 시작점이 되어줄 인물을 이 책의 쏭쌤이 자처하고 있으니 저절로 집중하여 읽어보게 된다.



일단 읽어보자. '수학' 뭐 이런 단어에 떨지 말고 용기를 내어 펼쳐보자. 수학 포기하기 전에 읽고 마음을 바꾸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 책을 이제야 읽었으니 늦은 감은 있지만, 상관없다. 이 책은 '수학교양필독서'라는 말 앞에 '수포자로 자란 어른들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겁먹지 말고 읽어야 하는데,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데, 후들후들 떨리는 거 보니까 트라우마가 꽤 깊었나 보다. 하지만 '일단 무조건 외워!'라고 생각하던 것들을 "아, 그래서 이런 걸 배웠던 거구나!"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고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느낌은 크게 두 가지였다. '아, 그렇구나'라며 도대체 수학은 배워서 뭐 하느냐는 원초적 질문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보게 되는 것이 첫 번째, 충분히 재미있게 수학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두 번째였다. 어쨌든 충분히 와닿게 수학을 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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