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저자가 천체물리학자이자 행성과학자라는 점에서였다. 코스모스, 우주, 이런 단어들만 보아도 인생사 복작복작한 부분에서 벗어나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나에게 의외의 느낌을 주었다. 어떤 분야에서 있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누구도 인간적인 고뇌 속에서 방황한다는 점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보니 또 다른 맛이 느껴진다. 인간의 삶이, 여성으로서의 삶이 우러난 이 책만의 독특한 맛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사라 시거는 MIT 물리학 및 행성학 교수이며, 주 연구 분야는 행성 그리고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쌍둥이 지구별 탐사다. 태양계 밖 행성인 '외계 행성' 연구에서 다수의 기초 아이디어를 도입하는 한편, 외계 행성 관측 가능성을 한층 높인 스타셰이드 프로젝트의 NASA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천재들의 상'이라 불리는 맥아더 펠로우상을 받았고, <타임>지 선정 '우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꼽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21장으로 구성된다. 1장 '별을 바라보는 소녀의 탄생', 2장 '경로 변경', 3장 '두 개의 달', 4장 '계속 트랜짓 중', 5장 '도착과 출발', 6장 '인력의 법칙', 7장 '통계의 문제', 8장 '별의 죽음', 9장 '남겨진 것들', 10장 '상상할 수 없는 암흑', 11장 '지구에서의 삶', 12장 '콩코드의 과부들', 13장 '진주 같은 별들', 14장 '불꽃', 15장 '물속의 돌', 16장 '스타셰이드', 17장 '우연한 만남', 18장 '명확함', 19장 '천재성이 번뜩이는 순간', 20장 '마지막 보고서', 21장 '탐색은 계속된다'로 나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부분과 사라 시거의 인간적인 삶이 잘 어우러져서 진하게 우러난 듯하다. 사람을 제외하고 학문만을 논하는 것도 객관성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겠지만, 이 책은 그 학문을 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이 또한 인간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독특하게 다가왔다.

가정 생활도 나름의 화학작용을 거쳐 점점 더 온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찰스는 2주마다 한 번씩 콩코드를 방문했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렸지만 실제로 그것을 서로 주고받는 일은 천천히 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서로를 알아가던 그 처음 몇 주, 몇 달 동안 우리가 사용한 접근법은 내가 외계인을 처음 접하면 쓸 만한 방식이었다. 인류는 처음 우주인들을 달에 보낸 후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들은 돌아온 후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에 격리됐다. 묻혀 온 먼지에 뭔가 위험한 것이 들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우주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나면, 아마도 우리는 그 생명체가 우리에게 위험한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찰스와 나도 바로 그런 단계들을 거쳤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것에는 확신이 있었다. 우리가 무언가로 연결된 듯하고 잘 맞는다는 사실도 명백했다. 그러나 완전히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456쪽)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당연하겠지만 인간적인 고민이 있구나. 누구나 자신의 삶을 제외하고 연구만 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그들의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사실 거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학문과 엮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다니! 특별한 사람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이렇게 사람 살이에 대한 공감대가 느껴져서 끝까지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나는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가?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나은 질문은 외계생명체를 탐색하는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그 탐색은 우리가 호기심이 많은 존재라고 웅변한다. 낙관적인 존재, 경이로운 일을 해낼 수 있고, 경이로운 것들을 동경하는 존재라고.

나는 모든 망원경의 중심에 거울이 들어 있다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우리를 찾기를 원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알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 생각한다. 우리는 누군가 다른 존재의 하늘에 자리한 빛이기를 바란다. 그들을 찾는 일을 계속하는 동안 우리는 절대 혼자가 아닐 것이다. (488쪽)

거대한 우주를 보며 한낱 티끌에 불과한 인간사를 돌아보며 근심 걱정을 내려놓곤 했는데, 반대로 이 책에서는 북적북적 살아가면서도 결정적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다른 존재의 하늘에 자리한 빛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살아나가자고 힘을 주는 책이다. 무언가 다른 시각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희망이 마음을 꽉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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