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라이너. 영화 유튜버이자 영화 칼럼니스트이다. 문학을 전공하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시와 소설, 철학에 빠져 청년 시절을 보냈다. '라이너'라는 필명도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학원 강사로 일하며, 몇 권의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라이너 TV'라는 게임 관련 채널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라이너의 컬쳐쇼크'라는 영화 전문 채널로 더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특유의 날카로운 입담과 다양한 콘셉트의 영화 리뷰로 수많은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날개 발췌)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철학이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말이 늘 안타깝습니다. 글을 쓰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것은, 내가 지닌 재산을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정확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자 11명의 사유를 말하려면 책 11권이 더 있어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힘을 빼고 그저 영화를 읽는 하나의 시각을 제시하고, 어렵게만 받아들이는 철학을 제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대로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철학자들의 사상에 '영화'라는 돋보기를 갖다 댄 것이지요. (6쪽)
이 책은 총 11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x 아리스토텔레스', 챕터 2 '블레이드 러너 x 플라톤', 챕터 3 '12인의 성난 사람들(feat. 리갈 하이) x 소크라테스', 챕터 4 '매트릭스 x 데카르트', 챕터 5 '기생충 x 헤겔', 챕터 6 '그래비티 x 쇼펜하우어', 챕터 7 '조커 x 니체', 챕터 8 '내부자들 x 마키아벨리', 챕터 9 '다크 나이트(feat. 소리도 없이) x 융', 챕터 10 '설국열차 x 마르크스', 챕터 11 '그녀 x 붓다'로 나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걸 그렇게 연결 짓네'라는 느낌에 신선했다. 영화와 철학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연결되다니, 하나씩 읽어나가며 어렴풋이 알고 있는 영화 정보와 철학을 연결 짓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헤겔의 변증법을 이야기하는데 그 흐름이 자연스럽다.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이 지닌 초월적인 보편성을 보면서 떠오르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압도적일 만큼 방대한 체계 안에서 감각, 이성, 정신과 종교와 절대지(知)를, 그리고 역사를 사유했던 철학자. '변증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입니다. 헤겔은 변증법으로 세계를 논했습니다. 특히 그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알면 <기생충>이 더 흥미롭게 느껴져요. (122쪽)
이렇게 설명해나가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저절로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주고, 영화 장면으로 설명해 주니 더 구체적으로 와닿아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이 책에서는 영화마다 철학자를 연결하여 주제를 잘 파악해서 들려준다. 잘 아는 영화를 먼저 보아도 무방하겠고, 그냥 순서대로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접하며 철학 지식도 채울 수 있는 책이다. 영화와 철학을 연결 지은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신선한 느낌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