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선생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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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니 생명체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날아다니기도 하고 기어 다니기도 하며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귀촌을 하고는 나를 지긋지긋하게 하는 게 있다면, 단연 곤충이다. 이것들이 말도 듣지 않는 데다가, 내 눈에만 띄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 쉬운 걸 안 해준다. 벌써부터 여름이 무섭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자 했다. 알고 보면 좀 다를까 해서 말이다. 어차피 곤충들은 항상 있어왔던 것이니 내 마음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책 『충선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곽정식. 대학에서는 정치학과 경영학을 공부하였고 기업에서 35년을 근무하면서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해외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외에도 스위스 제네바 소재 UN과 지방정부에서도 수년간 근무하였다. (책날개)

이 책은 한자 이름에 벌레 '충'자가 들어간 생물체 스물한 종에 관한 이야기이다. (4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가까이 있는 충선생'에는 잠자리, 매미, 꿀벌, 나비, 귀뚜라미, 반딧불, 2부 '멀어져 가는 충선생'에는 쇠똥구리, 사마귀, 땅강아지, 방아깨비, 3부 '지상에 사는 충선생'에는 개미, 거미, 지네, 4부 '해충으로만 알려진 충선생'에는 모기, 파리, 바퀴, 메뚜기, 5부 '곤충이 아닌 충선생'에는 개구리, 두꺼비, 지렁이, 뱀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저자가 호기심에 중국의 곤명까지 가보았다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한참 쓰던 2019년 초 '어떻게 해야 곤충에 대한 좋은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며칠 애를 태우던 중 우연히 곤충의 '곤昆'자를 구글링해보았다. 문득 첫 페이지에 나타난 중국 도시인 '곤명'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이 곤명이라는 도시가 곤충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슴 벅찬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 의문은 결국 중국 운남성 곤명에 소재한 중국자원곤충연구소에 전화를 하게 만들었다. (6쪽)

학자의 지식전달형 글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나는 일반인으로서 곤충을 좀 더 이해하며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으니 그런 나의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다.

흔히 보이는 곤충부터 사라져가는 곤충까지, 스물한 가지 곤충을 알차게 풀어나가는 책이다. 곤충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켜준다. 이 책을 읽으며 신기한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동서양의 지식을 총망라해서 곤충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데, 그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재미와 지식을 다 채울 수 있다.



이 책을 쓰면서 오랜 친구 충선생들과 다시 한번 우정을 나누었다. 어떤 친구는 하필이면 왜 자신만 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중에 하루살이가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라도 꼭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인간은 '바쁘다, 한가하다, 빠르다, 느리다'라고 늘 '시간'을 가지고 말한다. 하루를 사는 우리 하루살이들(생물학적으로는 며칠까지도 살지만)에게 하루의 시간은 일생이다. 인간은 그 '일생'을 수만 번을 살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리 쫓기고 사는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누리면서 사시라. 그러면 모든 것이 편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266쪽, 맺는말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곤충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무엇 하나 인용하기에는 고르기 힘들 정도로 신기하게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많다. 여전히 곤충을 맞닥뜨리는 것은 징그럽고 두렵지만, 그래도 이제는 만나게 되면 이 책에서 읽은 지식을 떠올릴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벌이 많아지는 계절이 되면 가끔 방안에도 들어와서 곤욕인데, 꿀벌을 보면 '꿀벌이 벌꿀 1g을 얻으려면 8천 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 한다'라거나 '일벌은 평생 단 한 번 밖에 침을 쏘지 못한다. 일벌이 침을 쏠 때는 침과 내장이 함께 빠져나오기 때문이다(51쪽)' 같은 내용이 함께 떠오를 것이다. 곤충과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던 나에게 한 걸음 다가가서 바라볼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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