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계, 가을을 노래하다 당시 사계
삼호고전연구회 옮김 / 수류화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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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로 당시唐詩를 엮은 책으로 이번에는 가을을 감상해본다. 그냥 '당시唐詩'라고만 하면 전공자만 봐야 할 것 같고 난해한 한자만 가득할 거라고 생각되지만, 현대의 우리가 읽기에도 부담 없이 번역되었다면 한번 읽어볼 만할 것이다. 계절별로 나누어서 유명한 옛 시인과 함께 감상해볼 만한 시를 들려주니 이 정도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시리즈별로 있는데 이번엔 가을이다. 『당시사계 唐詩四季 가을을 노래하다』 를 읽으며 가을에는 어떤 시들을 엮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삼호고전연구회에서 편역한 책이다. 삼호고전연구회는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졸업생이 주축이 되어 2010년부터 중국 고전을 현대인의 독법에 맞게 번역하고 그 의미를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삼호'라는 이름의 '三乎'는 《논어》 <학이> 제1장 '불역열호', '불역락호', '불역군자호'의 세 '호乎'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이 책 가을편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가을, 외로움과 그리움', 2장 '가을의 정취와 낭만', 3장 '변방의 가을', 4장 '역사와 인간'으로 나뉜다. 어느 가을날 그리움, 궁정의 가을, 가을밤의 노래,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 높은 곳에 오르다, 장안의 늦가을, 산행, 동정호를 바라보며, 자야의 오나라 노래, 변방의 노래, 제안군의 늦가을 등의 시가 담겨 있다. 두보, 왕유, 두목, 맹호연, 이백 등의 시를 볼 수 있다.

산행

두목

가을 산에 올라 바윗길로 구불구불 한참을 가니

흰 구름 피어올라 그윽한 곳에 인가가 있네.

수레 멈추게 하여 늦가을 단풍 완상하니

서리에 물든 붉은 잎, 봄꽃보다 붉게 물들었네.

(90쪽)

지난 가을에 단풍 구경을 제대로 못했던 듯하다. 코로나로 봄이건 가을이건 구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번 가을에는 마음껏 어우러져 단풍 구경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봄꽃보다 붉게 물들었다는 마지막 행을 읽으며 사색에 잠긴다.



이 책이 가장 최근에 출간된 것을 보면 겨울편도 준비 중인가 보다. 시리즈물 마지막 회를 남겨놓은 듯한 느낌으로 아쉬운 감이 있다. 하지만 한 번에 읽고 넘어갈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꺼내읽으며 감상할 책이니, 언젠가 이 책을 꺼내들어 당시를 감상할 미래의 나를 위해 책장 한편에 꽂아둔다.

지금껏 살아남은 옛사람들의 시이니, 글의 생명력은 실로 강하다. 우리는 살면서 그 어느 계절을 통과하지 않는 때가 없으니, 살다가 문득 옛 글을 감상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이 책을 꺼내들면 좋을 것이다. 그때의 나와 옛 시가 만나 전율을 느끼는 그런 순간을 누릴 수 있으리라. 바쁜 틈에서도 비록 찰나의 시간이라도 시를 마음에 담는 여유를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당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거나 약간 생소한 느낌이 들더라도 이 책 정도면 부담 없이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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