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계, 봄을 노래하다 당시 사계
삼호고전연구회 옮김 / 수류화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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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이제야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요즘 들어 시詩가 그렇고, 특히 당시 唐詩가 문득 궁금해졌다. 학창 시절 억지로 읽은 것 말고, 제대로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삼호고전연구회에서 편역한 이 책은 지금까지 봄,여름,가을을 노래하는 책, 이렇게 세 권이 출간되어 있다.

삼호고전연구회는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졸업생이 주축이 되어 2010년부터 중국 고전을 현대인의 독법에 맞게 번역하고 그 의미를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삼호'라는 이름의 '三乎'는 《논어》 <학이> 제1장 '불역열호', '불역락호', '불역군자호'의 세 '호乎'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함께 모여 즐겁게 공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그 모임의 뜻이 계속 가기를 응원한다.

수류화개 출판사의 이름도 인상적이다. 수류화개는 중국 송나라 산곡 황정견의 시구절에서 따온 말이라는 것이다.

정좌처다반향초 묘용시수류화개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앉아 있는 곳에는 차가 반쯤 우러나 향기가 막 피어오르고

오묘히 작용할 때에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해석에서 오는 느낌이 약간 다르긴 한데 '茶半香初'라는 말을 '차를 절반쯤 마셨는데 향기는 처음과 같다'라고 해석하며 처음의 그 마음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들 사용했다. 늘 한결같은 원칙과 태도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한 의미로 이 글귀를 한동안 다이어리에 적어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한글만 읽다 보니 한자를 점점 잊게 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던 차에 잘 되었다는 생각으로 당시 唐詩 읽는 시간을 갖는다. 계절별로 엮어 놓은 이 책 『당시 계 봄을 노래하다』를 읽으며, 어떤 시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하며 감상에 젖는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기다림: 봄비에 풀빛 보일듯 말듯 하네', 2장 '만남: 강둑에 꽃이 피니 온갖 상념 떨칠 수 없네', 3장 '아쉬움: 복숭아꽃 그녀 얼굴 어디로 갔을까', 4장 '이별: 무성한 풀마다 이별의 정 가득하네', 5장 '상심: 늦봄에 비내리니 나그네 향수에 젖어'로 나뉜다. 두보, 한유, 하지장, 백거이, 맹호연, 왕유, 이백, 두목 등의 시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먼저 시를 소개해 주고, 해석된 시구 밑에 원문을 수록해서 비교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바로 오른쪽 페이지에는 시 속의 풍경을 떠올려볼 수 있도록 해설을 이어주었고, 그다음 페이지에는 감상과 작자 소개가 이어진다. 배경지식을 넓히며 시를 읽는 맛을 풍부하게 해줄 것이다.

새 우는 시내

왕유

인적 한가하니 계수나무 꽃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산은 텅 비어 밤이 더욱 고요하네

달 떠오르자 산새도 놀란 듯

때로 시냇가에서 우네

(44쪽)



산속에 있는 시인의 마음은 한가하여

미미한 꽃잎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리는 찰나,

밤의 고요함과 봄 산의 조용함을 느낀다.

이런 고요함과 한적함에 익숙한 새는 달이 떠올라

산골짝이 은빛으로 물들이는 속에도 놀란다.

하지만 이들은 시냇가를 떠나지 않고

가끔 울기만 할뿐 봄기운에 도취되어 있다.

(45쪽)



고원초송별로 시를 짓다

백거이

무성한 들판의 풀

해마다 시들었다 피어나네.

들불로 태워도 다하지 않다가

봄바람 불면 다시 살아나네.

멀리 향기로운 풀은 옛 길을 덮고

빛나는 푸른빛은 황량한 성에 닿았네.

또 벗을 보내니

무성한 풀마다 이별의 정 가득하네.

(124쪽)



이번에는 이 시의 '감상'을 보자. 이 시는 부득체 賦得體 가운데 절창으로 꼽히는데, 백거이가 16세 때 과거에 응시하기 전에 습작한 시라고 한다. 부득체에 관한 기초지식과 함께, 이 시에 대해 설명해 주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이 책은 당시를 담은 책인데 '봄'에 맞추어 편집한 책이다. 테마별로 잘 엮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에 맞게 엮어서 풀어내고, 부담감을 줄여주어서 누가 읽든 쉽게 당시를 접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구성한 책이다. 그냥 시를 읽어보겠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의 마음을 함께 짐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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