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이제야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요즘 들어 시詩가 그렇고, 특히 당시 唐詩가 문득 궁금해졌다. 학창 시절 억지로 읽은 것 말고, 제대로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삼호고전연구회에서 편역한 이 책은 지금까지 봄,여름,가을을 노래하는 책, 이렇게 세 권이 출간되어 있다.
삼호고전연구회는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졸업생이 주축이 되어 2010년부터 중국 고전을 현대인의 독법에 맞게 번역하고 그 의미를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삼호'라는 이름의 '三乎'는 《논어》 <학이> 제1장 '불역열호', '불역락호', '불역군자호'의 세 '호乎'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함께 모여 즐겁게 공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그 모임의 뜻이 계속 가기를 응원한다.
수류화개 출판사의 이름도 인상적이다. 수류화개는 중국 송나라 산곡 황정견의 시구절에서 따온 말이라는 것이다.
정좌처다반향초 묘용시수류화개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앉아 있는 곳에는 차가 반쯤 우러나 향기가 막 피어오르고
오묘히 작용할 때에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해석에서 오는 느낌이 약간 다르긴 한데 '茶半香初'라는 말을 '차를 절반쯤 마셨는데 향기는 처음과 같다'라고 해석하며 처음의 그 마음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들 사용했다. 늘 한결같은 원칙과 태도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한 의미로 이 글귀를 한동안 다이어리에 적어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한글만 읽다 보니 한자를 점점 잊게 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던 차에 잘 되었다는 생각으로 당시 唐詩 읽는 시간을 갖는다. 계절별로 엮어 놓은 이 책 『당시 계 봄을 노래하다』를 읽으며, 어떤 시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하며 감상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