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내 책 -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 난생처음 시리즈 4
이경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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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다 보니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고, 글을 쓰다 보니 책쓰기에 도전해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있다. 때마침 책쓰기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어서 관심 있게 보다 보니 이 책도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책 쓰기는 특정인들만 하는 건 줄로만 알았다. 일단 등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멀고도 험한 길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깨닫는다. 책 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면서도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들 하니 말이다.

이 책은 '난생처음 내 책'이라는 설명에서 솔깃했다. 처음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리라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여러 권 낸 사람의 이야기 말고, 처음으로 책을 내는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투고 원고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예비 작가와 편집자의 출간을 향한 다정한 모험'이라는 말에 이끌려 이 책 《난생처음 내 책,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경. 회사원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다. 웹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 활발하게 글을 써왔지만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했다. 책이란 응당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나 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그의 글을 아끼던 커뮤니티 회원의 집필 권유에 본격적으로 '출간을 향한 모험'을 시작했다. 메타소설인 첫 책 《작가님? 작가님!》은 예순여섯 곳의 출판사에 글을 보내고서야 책이 될 수 있었고, 두 번째 책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는 스물네 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후 책이 되었다. 이 책 《난생처음 내 책》은 스무 번의 투고로 이룬 세 번째 결과물이다. 그럴듯한 배경도, 내세울 만한 이력도 없는 무명작가로서 오로지 글만으로 평가받아 세 권의 책을 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글 말고는 내세울 것 없는, 오로지 글로써만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과 오로지 글만 본다는 편집자가 함께 만든 책이다. (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이렇게, 첫 책을 만났습니다', 2장 '비록 바보처럼 보인대도', 3장 '글쓰기의 기쁨과 슬픔', 4장 '조금은 능청스럽게'로 나뉜다. 덧붙임 1 '투고 메일, 이렇게 투고했습니다', 덧붙임 2 '기획서, 원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로 마무리된다. 인연의 시작, 1만 자의 메일, 교정지를 보는 일, 이 제목에 눈길이 머물 수 있기를, 책도 자기소개를 합니다, 편집자님 요즘 뭐 보세요?, 나의 글재주가 의심될 때, 작가라는 이름의 무게감, 오탈자 자연발생설, 읽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 같은 일, 뼈를 깎는 고통으로, 문장부호 하나에도, 신춘문예 vs. 출판사 투고, 그럼에도 제목은 중요하니까, 머리에서 글이 그려지는 일, 홍보도 죽자 사자, 작가라는 부업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수정한 소설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일주일이 지나 다시 답장을 받았을 때, 메일 안에는 '좋은 소식'과 '계약'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줄곧 0퍼센트였던 확률에 처음으로 0이 아닌 숫자가 붙는 순간이었다. 1.5퍼센트. 소설 투고 예순여섯 번 만에 받은 계약 제안 메일이었다. (14쪽)

이 책에 눈이 번쩍 뜨이고 몰입한 것은 앞부분의 인간승리로 다가오는 글에서였다. 소설 투고 예순여섯 번이라니! 의지가 대단하다. 예순다섯 번의 거절에 좌절하지 않고 될 때까지 문을 두드렸다는 것이다. 사실 책을 내는 사람들 중 일필휘지로 글을 쫙 써 내려가서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면 단번에 오케이 해서 책으로 출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거절당하다가 책이 출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지 못하였으니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작가 지망생이 된 이후에는 출판사에 글을 보내고, 그 글이 책으로 나올 수 있는 확률에 빠져들었다. 내 돈 들여 책을 내는 자비출판이나 독립출판이 아닌 투고를 통한 기획 출판의 확률을 여기저기에서 알아봤다. 누군가는 1퍼센트라고 했고, 누군가는 0.1퍼센트라고 했다.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에서는 900건 중 하나. 0.11111퍼센트를 얘기했다. 한 편집자는 인터뷰를 통해 편집자 인생 7년간 투고 원고로 책을 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로또 1등만큼의 극악한 확률은 아니지만, 투고 원고가 책으로 나올 확률이 낮은 것은 분명해보였다. (25쪽)

아, 그런 거구나. 그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하지만 저자는 그걸 해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그 경험담을 책으로 출간할 수 있었으니, 그 집념이 대단하다. 그래도 에디터의 말에 의하면 '시나 소설의 투고 채택 확률은 극악한 편이지만, 그 외 분야의 품은 조금 더 넓은 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빗맞더라도 화살을 계속 쏘기를 권하는 것이다. 투고로 책을 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것만도 아닌 일이니, 이 책이 '난생처음 내 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전 의욕을 불붙일 만하다.

그러니까 책쓰기 관련 서적 중 책만 내면 대단한 무언가가 될 것처럼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내심 반감이 생기곤 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몇 권 내고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진솔한 경험담을 부담 없이 들려주니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대단한 누군가의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들 '책 내고 싶다'라는 생각만 할 때에 먼저 여기저기 출판사에 문 두드리고 원고가 반려되어 좌절도 하고 그럼에도 결국 책을 내기까지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이어서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의 에필로그 제목은 '꿈, 깰까요 꿀까요'이다. '책 출간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꿈만 꾸지 말고 일단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책을 낼 만큼의 원고가 된다면 출판사마다 원고 투고를 하면서 문을 두드려봐야 할 것이다. 채택이 될 때까지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저자의 경험담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책 한번 써보고 싶다'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는 사람이라면, '안 되면 될 때까지, 계속 쓰고 두드려 이룬 작가 입성기'인 이 책이 호기심을 해결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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