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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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년 프랑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작가 마르크 레비의 신작 장편소설 『고스트 인 러브』이다. 사실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작가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읽어볼 이유는 충분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프랑스 작가,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마르크 레비 신작 소설'이라고 하니 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들고자 그냥 묻지마 독서를 하기로 한 것이다.

장례식장 잠입하기, 조문객으로 위장하기, 유골 훔치기

그러다 실수로 사랑에 빠지기?! (책 뒤표지 중에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 아무튼 소재가 독특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옮긴이의 말을 살짝 옮겨보아야겠다.

5주기에 유령으로 나타난 아버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토마는 환각 증세라고 확신하고, 연주회를 앞둔 스트레스와 불안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유령 아버지는 토마에게 계속 말을 걸면서 따라다니다가 심지어 황당한 임무까지 맡긴다. 본인의 유골을 가지고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일생동안 남몰래 사랑했던 한 여자의 유골과 합쳐달라는데……. (312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정도 설명을 보면 마구 궁금해질 것이다. 곧바로 독서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기대되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르크 레비. Marc Levy. 1961년 프랑스 출생. 37세에 아들 루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이야기를 시나리오 작가인 누이 로렌 레비의 권유로 출판사에 투고했다가 첫 소설을 출간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소설이 출간되기도 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판권을 사들였고, 출간과 동시에 프랑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화제의 데뷔작이 바로 『저스트 라이크 헤븐』이다. 이후로도 그의 소설들은 프랑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49개 언어로 5천만 부 이상이 팔릴 만큼 국제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작가의 스무 번째 소설인 『고스트 인 러브』는 아버지가 사망 5주기에 영혼의 모습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생전 못 다 이룬 사랑을 이뤄주길 부탁한다는, 마르크 레비 특유의 휴머니즘 판타지를 담은 소설이다. 회한으로 남은 부자지간, 지키지 못한 약속,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 앞에서 아들 토마는 놀라운 여행 속으로 빠져든다. (책날개 발췌)

네가 여덟 살 때였지. 너는 책가방을 싸고, 나는 그사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어. 주방으로 들어오는 발소리에 돌아보니까 그 큰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네가 물었지. "아빠, 아버지가 뭐야?"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물었어. "달걀 먹을래?" 네가 기다리는 그 간단한 해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몰라서. 그 해답은 너에게 보내는 나의 미소 속에, 나의 눈빛 속에,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속에 있었는데. 아침 식사뿐만 아니라 점심 식사, 저녁 식사 그리고 미래의 모든 날을 위한 식사까지도. 아마 아버지라는 건 그런 것일 텐데 그 순간에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몰랐어. (9쪽)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의 첫인상은 첫 문장에서 그려진다. 강렬한 시작도 눈길을 끌어서 좋지만, 이렇게 잔잔한 일상의 한 장면을 그림처럼 보여주면서 그것을 특별한 장면으로 만들어주는 첫 장면도 인상적이다.

다음 문장으로 세월이 훌쩍 흘러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늘 나를 이승으로 돌아오게 한 이 이상한 인생의 장난은 마침내 우리를 다시 맺어주기 위한 것일까? 이제 너는 내 아들이라기보다 어엿한 남자가 되었으니. (10쪽)

이 소설을 읽으며 이 작품 역시 영화화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기도 하고 말이다. 장면 장면이 눈앞에 선하게 펼쳐진다. 웃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온갖 감정을 끌어내며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위트와 감동, 이런 감정들이 어우러지는 소설이다. 책 속의 글을 읽을 뿐인데도 영상과 음악이 풍성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으로 바라본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사실 현실 부자관계는 대화가 거의 없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티키타카 이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압권이다. 상황 자체도 독특하고 금세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사랑스러운 책이다. 아마 '이 책을 사랑하게 됐고, 그게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라는 프랑스 TV쇼의 추천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소설 속 삽화는 마르크 레비의 아내 폴린 레베크의 작품이라고 한다. 마르크 레비에 의하면 연애할 때 폴린이 작은 데생 몇 개를 그려줬는데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기 시작 한 초반부터 삽화를 요청했고 함께 공동작업을 한 것이라고 하니,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이 작업으로 큰 자부심을 얻었다고 인터뷰를 했다.




 

마르크 레비가 소설을 스무 권이나 출간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1년에 한 권씩 20년을 출간해온 것이다.

소설을 내놓을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비결이 있다면?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늘 불안하다. 20년간 글을 쓰면서 계속 장르를 바꿔왔다. 스릴러, 로맨틱코미디, 판타지. 매번 위험을 감수하는 데 비결이란 게 있겠는가. 해마다 겨울 넉 달간 하루에 10시간에서 12시간의 리듬으로 글을 쓴다. 글 쓰는 것이 아주 즐겁다. 그래서 계속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스무 권의 소설들은 각각 나에 대한 발견이었다. (316쪽, 인터뷰 중에서)

읽으며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다. 코미디 감성에 심금을 울리는 찌르르 전율도 느껴지고, 주말 시간을 보내기에 딱 알맞은 소설이었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소설이어서 한동안 여운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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