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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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이다. 안 그래도 요즘, 평소보다 더 시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보니 예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시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시기에 나에게 와서 일단 반갑다. 특히 나태주 시인은 요즘 들어 왕성하게 시집을 출간하고 있고, 이번에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엮어냈으니 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펼쳐보게 되었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스페셜 에디션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풀꽃 시인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군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등단 이후 50여 년간 끊임없는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지금껏 펴낸 책 중 5천 페이지의 시 가운데서 400여 페이지만 추려낸 시집이라고 한다. 시집뿐만 아니라 산문집, 동화집, 시화집 등 100여 권의 책을 출간해왔는데, 그중에 시만을 골라 담은 책이다. 그래도 두껍고 많다. 한 사람이 시를 쓰는 인생길을 걸어오며 쓴 시들을 추리고 걸러서 스페셜 시집으로 만들어낸 것이니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한 권에 담기기 위해 더욱 엄선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마음을 다해 감상해보기로 한다.

시를 읽는 당시의 내 마음과 맞닿는 시를 만날 때 마음에 동요가 일어난다. 한 번 정도는 벚꽃을 보러 더 가게 될 줄 알았는데, 마음먹었던 날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길을 나설 수 없었다. 그 이후 이미 많이 져버렸다는 소식과 함께, 지금은 밖에 비마저 내려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보니 「미소 사이로」라는 시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도 벚나무는 힘겹게 잡고 있던 꽃잎을 바람결에, 비에, 내어주고 있겠지.

미소 사이로

벚꽃 지다

슬픈 돌 부처님

모스라진

미소 사이로

누가 꽃잎이

눈처럼 날린다

지껄이느냐?

누가 이것이 마지막이다

영생토록 마지막이다

울먹이느냐?

너무 오래 쥐고 있어

팔이 아픈 아이가

풍선 줄을 놓아버리듯

나뭇가지가 힘겹게

잡고 있던 꽃잎을 그만

바람결에 주어버리다.



그리움 2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는 시 「그리움2」의 첫 문장이다. 보통 시 제목으로 책의 제목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책은 시 중에서 첫 문장을 골라내 책의 제목을 삼은 것이 독특했다. 그리고 제목 문제로 에디터와 통화하다가 문득 이 제목에 합의했다는 일화를 보고 나니 특히 더 잘 정했다고 한마디 보태고 싶다.

이 책에는 풀꽃 시인의 대표작 「풀꽃」 외에도 4부에 걸쳐 거의 500페이지에 육박한 시들이 담겨 있다. 이제는 교직 생활은 마치고 시작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더욱 왕성하게 창작 활동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시집' 하면 생각나는 두께가 아니라 꽤나 두꺼운 책인데 오로지 시만 담고 있으니 곁에 두고 꺼내들어 조금씩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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