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오리진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DNA까지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추적하다
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왜 지금에야 그것이 궁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창조론은 하나님이 7일 만에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진화론은 어느 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것을 찰스 다윈 혼자 뚝딱 생각해내고 발표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은 찰스 다윈의 머리에서 완성된 상태로 어느 날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진화 관념은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로 여러 모습으로 존재해 왔고, 다윈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 관념 역시 다윈의 몇몇 선배나 동시대 사람들이 마치 유리창 너머로 어둑하게 바라보는 식으로 반쯤은 알고 있었다. 다만 다윈과 같은 시대 사람 중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그것을 다윈만큼 뚜렷하게 알아보았다. 진화에 관한 이론 또한 대니얼 데닛이 말한 "다윈의 위험한 생각"에서 끝나지 않았다. (12쪽)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DNA까지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추적하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진화' 하면 '다윈'만 떠올랐는데, 그게 전부가 아님을 이 책이 하나씩 짚어주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진화의 오리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존 그리빈과 메리 그리빈 공동 저서이다. 천문학 박사이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얼핏 어렵다는 인상을 주기 쉬운 과학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솜씨가 있다. 메리 그리빈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교육자이자 아동청소년 과학 도서 작가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고대'에는 1장 '유리창 너머로 어둑하게', 2장 '새벽 아닌 새벽', 3장 '시간의 선물', 2부 '중세'에는 4장 '다윈에서 다윈까지', 5장 '월리스와 다윈', 6장 '다윈과 월리스', 3부 '현대'에는 7장 '완두콩 주름에서 염색체까지', 8장 '결정학과 DNA의 역할, 9장 '신라마르크주의'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맨 앞에는 「다윈 속설을 깨부수다」라는 글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강렬한 첫 장면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그 속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윈 혼자 진화론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다윈의 책이 출간된 1859년 무렵, 진화는 널리 사실로 받아들여져 있었고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논의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화의 메커니즘을 생각한 사람 역시 다윈 혼자가 아니라 또 다른 자연학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도 똑같은 생각을 독자적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1859년에 이르러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생각은 때가 무르익어 있었고, 다윈과 월리스가 생각해 내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오래지 않아 생각해 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월리스의 친구 헨리 베이츠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쩌다가 상황이 바뀐 걸까? 그리고 진화의 기원 이야기에서 왜 월리스가 아니라 다윈이 주인공이 되었을까? 이게 바로 이 책이 풀어 나갈 이야기이다. (10쪽)

이 글까지 읽고 나면, 지금껏 상식처럼 알아왔던 것이 전부가 아니며,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궁금해지면서 그다음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당연히 그런 줄로만 알던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을 갖는 것부터 시작이다. 책을 읽으며 고정관념을 깨기도 한다. 다윈 속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이 책을 받아들일 자세를 만들어준 후,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 고대부터 중세, 현대까지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훑어준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껏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이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며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막연히 '진화=다윈'이라고만 알았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시간을 선사해 줄 것이다. 최재천 교수의 추천사에 나온 말처럼 그리빈 부부는 타고난 이야기꾼들이라는 점에도 동의하게 되고, 생물학도는 물론 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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