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1563~1589)
스물일곱, 짧고 불행한 삶을 살다 간 여인. 자신의 고독과 슬픔을 시로 달래며 섬세한 필치로 노래한 시인. 호는 난설헌, 자는 경번, 이름은 초희.
명종 18년(1563년) 강릉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당대의 시인으로 손꼽힌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웠고, 여덟 살때 지은 「백옥루 상량문」으로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했다. 그러나 열다섯에 안동 김씨 가문의 김성립과 혼인하면서 삶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어린 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통까지, 그 모든 불행을 가슴속에 끌어안다가 짧은 생을 마감하고야 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동생 허균이 펴낸 『난설헌집』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시에 매료된 명나라 시인 주지번이『허난설헌집』을 펴내며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8세기에는 일본에까지 그녀의 시가 전해져 널리 애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