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 지음, 허윤정 옮김 / EBS BOOK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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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보면 별자리가 떠오른다. 아는 별자리를 발견하면 반갑고, 책을 보다가 새로 알게 되면 그 또한 새롭고 흥미롭다. 그나저나 옛사람들은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한 것일까. 언제부터 저 밤하늘을 보면서 '저건 기린', '저건 물고기' 그러면서 바라보았던 것일까.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인상적인 글이 있다.

"내가 한 일이라곤 별과 별 사이에 선을 그은 것밖에 없다.

놀라운 건 여태껏 그렇게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 그런 것이구나! 그가 별과 별 사이에 선을 그었구나!'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더욱 궁금해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별자리 다이어그램의 시작이 된 책이라는 데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의 말대로 별과 별 사이에 선을 그은 것뿐이지만, 그 혁명적인 발상은 별자리의 모양과 별자리 이름을 직관적으로 연결하는 '별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이 책에 수록된 별자리 다이어그램은 수많은 천문학 가이드북에 수록되어 있으며, 여러 관측소와 천문대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 밤하늘의 클래식을 통해 우리는 천문학적 지식이나 망원경, 혹은 나침반 같은 장비 없이도 별자리를 찾고 밤하늘을 읽을 수 있다.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문득문득 우주 속 나의 존재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 『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스 아우구스토 레이 (1898~1977). 미국에서 활동한 독일 출신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1898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별과 하늘을 좋아했던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때에도 늘 주머니 속에 작은 천문학 책을 지니고 다녔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석판 인쇄공으로 일하며 뮌헨과 함부르크의 대학에서 철학, 자연과학, 외국어를 공부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정착해 케임브리지센터에서 천문학을 가르치며 살았고, 어느 날 문득 '별자리 가이드북'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출판사에 제안, 마침내 1954년 『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가 출간되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천문학자 및 일반 대중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스 레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밤하늘의 세계로 이끌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을 그냥 수많은 별자리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보통 역사를 지닌 책이 아닌 것을 알고 나니 더욱 경외심이 가득해진다.

책은 1954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1962년, 1966년, 1976년 해를 거듭하며 개정되었고, 한스 레이가 하늘의 별이 된 1977년 이후에는 아내 마거릿 레이에 의해 1982년 개정, 증보되었으며, 1997년 다시 업데이트되었다. 한국에서 최초 완역 출판되는 이 책은 2016년 최신 개정판을 옮겼으며 온라인 행성 위치탐사기를 통해 2100년까지 각 행성의 위치를 알려준다. 행성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와 그림을 추가하였다. (책날개 중에서)

우와, 2100년까지라니, 그때가 되면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별자리들은 대부분 이미 5천 년도 더 전에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옛날 그 지역에는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삽화가 들어간 책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때 부모들은 모래 위에 막대기로 별들의 형상을 그려 보여주면서 자녀들에게 별을 가르쳤을 것이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실제로 그랬는지 아닌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과거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방식에 따라 하늘을 해석했을 테니까 오늘날 우리도 우리 방식대로 자유롭게 하면 된다. 현재의 해석이 별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더 쉽게 가닿는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셈이다. (24~25쪽)

이 책은 초보자라도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안내서이다. 해당 별자리가 잘 보이는 시기와 시간대를 실용적으로 안내해 주어 도움이 된다. 지금껏 이렇게 상세하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을 본 적이 있던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책을 통해 어떤 별자리를 알게 되었을 때, 밤하늘을 바라보면 막상 그 별자리를 못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가 보고 싶은 별자리를 보려면 어느 계절 어느 시간대에 어느 방향의 밤하늘을 바라보아야 할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책이다.



아웅다웅 살다 지치면 우주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데, 그럴 때에는 별을 보는 것이 제격이다. 이 책은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며 밤하늘의 별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다. 별에 대해 관심이 생기도록 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만일 이집트 파라오의 궁에 있던 천문학자가 지금 다시 돌아온다면 그는 익숙한 장소에서 피라미드들은 발견하겠지만 당시 그곳 하늘에서 봤던 별들을 모두 보지는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리우스는 그가 옛날에 그 별을 찾았던 지점에서 다른 별들에 비해 보름달 너비의 네 배쯤 떨어진 곳에 있고 아르크투루스는 두 배쯤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이런 변화는 그 천문학자에게 꽤나 충격일 것이다.(321쪽)' 이런 말도 지금 세상을 사는 우리는 다들 아는 사실이니 키득거리면서 읽어나갈 수 있다.

지금껏 별자리에 관한 책을 많이 읽기는 했지만, 실제 밤하늘을 바라보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헷갈리는 때가 많았다. 그냥 아주 기본적인 것만 보는 정도였고, 그것도 계절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가있으니 한참을 찾아야만 했다. 누군가 친절하게 떠먹여주는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의미의 책이다. 계절이나 시간, 위치에 따라 별자리를 쉽고 실용적으로 안내해 주니 말이다. 이 책은 제목도 내용도 사랑스러운 책이다. 가히 '밤하늘의 클래식'이라고 할 만하다. 별자리 달력과 지도를 통해 밤하늘을 읽을 수 있겠다. 어서 글을 마치고 밤하늘을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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