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 - 상처가 꿈이 되는 특별한 순간
최보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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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웅크리고 앉아 한참 책을 읽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늘 그렇지만 독서는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잊고 있었던 내 몸을 생각해내게 되었다.

그대는 잠재력을 갖고 태어났다.

그대는 선함과 믿음을 갖고 태어났다.

그대는 이상과 꿈을 갖고 태어났다.

(중략)

그대는 기어 다니라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러지 마라.

그대는 날개가 있다. 그것을 사용해서 날아오르는 방법을 배우라. -루미

이 시처럼 우린 기어 다니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날개를 펴고 마음껏 날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난 춤으로 날아오르는 법을 가르치는 '춤 선생', '춤 메신저', '춤 마스터'입니다. 다양한 수많은 일반 사람들에게 춤으로 나는 법을 가르치면서 날지 못하는 이유가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기는 법, 걷는 법을 가르칩니다. (16쪽)

무언가 뭉클한 에너지를 전달받는다. 그동안 상처 때문에 날개 꺾고 앉아 꽁꽁 숨어있었나, 하는 생각에 움찔한다.

사실 춤추는 법을 가르친다기보다 '상처를 발견하는 법', '상처를 꺼내는 법',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가르치면 자유로운 춤은 알아서 저절로 추어집니다. 또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몸을 움직이게 하고 표현하게 하면 상처가 드러나고, 드러나면 저절로 치유됩니다. (17쪽)

그래, 그럴 때가 있다. 움츠러들어 한없이 부정적인 느낌에 빠져들 때에는 햇빛도 받고 몸도 움직여야 해결이 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동안 춤은 춤을 배운 사람이나 예술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지 나와는 상관없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 높이 있는 듯한 거리감을 하나씩 좁혀보며 춤 사용법을 알아간다. 이 책의 제목부터 무언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고 머리말부터 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드는 것을 보면 지금 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도록 딱 들어맞는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최보결. 무용가, 교육가, 커뮤니티댄스 전문가, 메신저, 춤치유가, 춤명상, 몸비전학 전문가, 춤문화운동가, 아트라이프 코치, 움직임을 통한 자기계발 작가 동기부여가, 강연가, 축제기획자라고 한다.

춤은 무대에서만 살지 않습니다. 삶 어디서나, 누구하고나 살고 있습니다. 춤은 태양과도 같습니다. 태양이 누구를 선별해서 비추는 것이 아니듯이 춤은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린 춤의 사용법을 몰랐습니다. 춤이 무엇인지 모르니 사용법을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는 춤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알려주는 '춤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1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춤으로 치유되지 못할 상처는 없습니다', 2장 '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 3장 '하루 10분, 춤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춤 처방전"' 4장 '나는 춤을 만나면서 삶에 꿈이 생겼습니다'로 나뉜다. 감출수록 인생이 꼬이는 상처, 상처 치유는 기적의 시작이다, 내 마음의 상처 숨기면 안 되는 이유, 당신의 내면아이가 울고 있다, 몸을 느끼기만 해도 치유된다, 춤은 모든 것을 허락한다, 나는 모든 것과 춤춘다, 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 불안을 비우고 자존감을 채우는 '비움과 채움춤', 나는 상처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다, 나는 이제 살고 싶다 정말 살고 싶다, 이제 나는 상처받지 않을 용기가 생겼다 나는 춤을 만나면서 꿈이 생겼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나는 춤은 무대에만 있는 예술작품이라고만 생각해왔나 보다. 이렇게 삶 속에 들어온 춤도 있는데 말이다. 춤 워크숍과 춤으로 치유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이제야 책을 통해 접하는 시간을 보낸다.

깊은산속 옹달샘 아침편지재단 '힐링춤' 워크숍에 70대의 부부가 참여했다. 부인이 춤추다 갑자기 쓰러져 울었다. 난 그녀가 울 줄 알았다. 리듬을 타고 걷고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검지손가락 하나만 서로 접촉하고 움직임에 곡선을 만들고 몸의 공간을 비대칭으로 만들어보는 활동 속에서 그녀의 심경 변화를 나는 다 읽을 수 있었다.

몸이 당황하고 있었다. 놀라고 있었다. 에고로 가득 찬 저항이 아니라 잠겨 있던 빗장이 풀어지기 시작하는, 언 땅이 녹는 듯한 몸의 상태에 있었다. 자신의 몸의 감각, 감정들이 그녀의 내부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바위 사이에서 샘물이 흘러나오듯이 그녀의 굳어 있던 뼈들 사이에 숨통이 트이고 공간이 생기면서 그 속에 고여 있던 샘물이 눈물로 솟아나올 거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울었을 때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눈물에 당혹스러워하면서 통곡을 했다. 울음과 표현은 참아야 한다고, 그것이 잘 살아내는 것이라고 배웠고 잘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난 너무 반가웠다. '이제 됐다.' 난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72~73쪽)

단순히 예술 무대로만 생각했던 춤이라는 장르가 이렇게 일반인들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데에 사용된다니, '난 춤 못 춰요', '난 춤 몰라요' 할 것이 아니다. 누구든 몸을 움직이며 무언가 감정을 표출해낸다는 것이 놀랍고 신선했다.




이 책에서는 당장이라도 직접 해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나는 그중 '비움과 채움춤'을 당장 해보았다. '비움과 채움춤'은 근육이 힘 빼는 법을 기억하게 하는 무브먼트이며, 머리의 세계에서 몸 전체의 세계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무브먼트라고 한다. 186페이지부터 자세한 방법을 차근히 일러주고 있으니 한번 따라 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물론 누군가의 지도하에 함께 따라 하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러링댄스, 비움과채움춤, 꼬리춤, 더하기 빼기춤, 방바닥댄스, 털기춤 등이 어떻게 도움을 줄지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춤은 무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 여기저기에 존재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춤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 자신의 경험과 치유는 물론, 일반인들의 이야기까지 어우러져 춤은 특정인들이 무대에서만 펼치는 예술이 아니라 우리 삶에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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