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첫 느낌은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다. 그냥 가벼운 왕따나 학폭 정도 일 거라 생각되었다. 사실 그것도 가벼운 것만은 아니지만 말이다. 안 그래도 요즘 계속 증폭되고 있는 학폭 미투에 분노를 표하며 뉴스를 보곤 하지만 일본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나 보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가 내 머리를 쳤다. 당황하며 뭔지 살펴보자 발밑에 둥글게 구겨진 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종이를 주워서 펼쳐보자 '빨리 죽어버려, 학급 학생 일동'이라고 적혀 있었다. 누군가가 이걸 써서 내게 던진 것이다. 범인을 찾아내고 싶었지만 어느 쪽에서 날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이 종이를 구겨서 휴지통에 버리러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휴지통이 있는 쪽으로 향하는 사이에 교실 안에서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가 퍼졌다. 나는 의식을 휴지통에 집중시켜 최대한 웃음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지? (31쪽)
'어떻게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에 분노지수 상승. 책장이 넘어갈수록 점점 온갖 감정이 고조된다.
무방비 상태에서 폭탄을 맞은 듯 불편했다. 하지만 공포영화 볼 때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손가락 사이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라고 할까. 자극적이면서 멈출 수 없는 추진력이 있다.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에필로그까지 충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