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홍성욱.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기술학자다.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과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모두 열여섯 가지의 기술이 등장한다. 이중 자전거, 카메라, 타자기, 전화, 전기, 인터넷, 자동차, 컴퓨터, 아이폰 같은 기술들은 내가 어렸을 때, 혹은 성인일 때 내 호기심을 자극한 기술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나 자신과 내 주변의 세상이 변하는 것을 경험했고, 이런 경험을 이 책에 녹여내려고 했다. 총, 증기기관, 자동인형, 인쇄술, 전신, 비행기,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은 우리가 사는 21세기 세상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기술이라고 생각해 골라본 것들이다. (8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어떤 기술을 손에 쥘 것인가', 2부 '필요와 발명의 수레바퀴', 3부 '새로움의 조건', 4부 '인간과 기술의 동고동락'로 나뉜다. 자전거, 총, 증기기관, 자동인형, 인쇄술, 카메라, 타자기, 전신, 전화, 전기, 비행기, 인터넷, 자동차, 컴퓨터, 아이폰, 인공지능 등 16가지의 기술을 소개한다.
저자는 '책을 펴내며'에 살면서 세 번의 신기한 경험을 했다는 고백으로 글을 시작한다. 첫 번째가 중학생 때 전자시계를 선물로 받았는데, 그때 시간이 초 단위로 가는 것을 처음 보았다는 것이다. 가끔 친구들과 분침이 움직이는 것을 관찰하기 위해 눈을 깜박이지 않은 채로 뚫어지게 분침을 보곤 했다는 것이다. 중학생들이 시계 분침을 뚫어지게 보는 장면이 떠올라서 웃음이 났다. 그러던 아이가 커서 과학기술학자가 되었다니 이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먼저 이 책에서는 '자전거'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미국의 기술 잡지 《와이어드》에 "기후변화 위기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분석한 글이 실린 적이 있다. 여기서 사람들이 첫 번째로 꼽은 기술이 자전거였다. 자동차는 어쩌면 없어질지도 모르는 기술이지만 자전거는 미래 사회에도 계속 살아남아서 우리의 탈것으로 그 역할을 지속해나가리라는 전망이었다. (27쪽)
일제강점기의 자전거 가격은 거의 지금의 경차 가격 정도였고 당시에는 첨단 기술의 교통수단이었다고 하는 것이나 1818년에 독일의 귀족이었던 카를 폰 드라이스라는 사람이 선보인 드라이지네가 세계 최초의 자전거라는 점, 자전거에서 뻗어나간 여성의 권리 등 자전거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자전거가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이렇게 인간과 기술은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내는 상호 관계 속에서 새롭게 거듭난다. 어떤 기술을 손에 쥐고 또 그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느냐에 따라 기술의 미래는 물론 우리의 미래 또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