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롭 데이비스 지음, 김마림 옮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원작 / 미메시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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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자마자 생각했다. '나 이거 대충 안다. 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다.'라고 말이다. 돈키호테가 대충 어떤 인물인지, 게다가 돈키호테형 인간의 특징 같은 것은 알면서도 왜 여태껏 이 작품을 읽어볼 생각을 못했던 것인지 나 자신에게 궁금해졌다. 그런데 사실 더 구미가 당겼던 것은 이 책이 그래픽노블이라는 점에서였다. 바람직했다. 부담감이 확 줄어들고 흥미로운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이 책 『돈키호테』를 읽으며 그래픽 노블로 돈키호테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여기 수록된 내용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창작하고 1605년에 출간한 용감무쌍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가 펼치는 진정한 모험담이다.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가 세비야에서 감옥살이하는 동안 구상했다고 한다.

(책 속에서)

대충 아는 내용이어도 책을 읽어나가면서 장면 장면을 만나는 재미가 있는 것이 독서다. 작품을 접하는 방법으로는 글자만 있는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 것도 있고,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매체를 통해 만나보는 것도 있다. 이 책은 그래픽 노블로 그 중간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에스파냐 라만차 지역의 한 마을에 <케하나>라고 불리던 사람은 1년 365일 내내 기사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낙이다. 밤낮으로 기사 소설에 정신이 팔려 생각은 꼬이고 신경이 뒤틀리던 중 결국 그의 머리가 빠개지고 만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춤추듯 뇌 안으로 흘러 들어가 스스로 <기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그래픽 노블이다.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그림을 언급하자면 독특하다고 할까.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부각시켜 표현했다. 읽어나가다보니 어쩌면 '모험담'이라는 내용을 담기에 적합한 그림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진 모습은 더 각지게, 강조할 것은 더 강조를 하면서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래픽 노블이어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고, 큭큭 웃으며 돈키호테의 모험에 동참해보았다. 아, 돈키호테는 그렇다 치고, 아름다워야 하는 여인은 살짝 지못미다. 그런데 그것도 웃기고 재미있다. 이 책만의 개성인 것을 어쩌겠나. 읽어나가다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아마 오늘 밤 꿈에는 돈키호테와 산초가 길을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림과 글을 읽어나가며 스토리에 몰입해 나 또한 모험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화려한 색감과 개성넘치는 그림으로 돈키호테와 산초의 모험에 동참하도록 초대할 것이다. 돈키호테가 어떤 캐릭터인지 대충 알고, 저자가 세르반테스라는 것도 알지만,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볍게 그래픽 노블로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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