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기후 및 에너지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그가 배운 내용을 이렇게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전해주는 것이다. 그냥 '그렇다고 한다'라고 알려주니,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나간다.
나는 지구 기온이 약간만, 그러니까 섭씨 1도나 2도 정도만 올라가더라도 실제로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 사실이다. 기후학에서 1~2 도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가장 최근의 빙하기 때 지구의 온도는 지금보다 겨우 섭씨 6도 낮았을 뿐이었다.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시절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섭씨 4도 높았을 뿐인데, 이때 북극권 북쪽에는 악어도 살았다. (34쪽)
어렵지 않고,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냥 쉬운 언어로 사실을 전달해 주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렇게 풀어나가니 오히려 경각심을 일으키며 몰입하게 되었다. 되도록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가며, 이해하기 좀 힘들다 싶으면 한번 정리해 주거나 우리에게 쉽게 와닿는 무언가로 설명을 이어나간다. 전체적으로 쉬운 내용은 아니더라도 쉽게 와닿게 설명하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이 모든 것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상황으로 바꿔서 설명해보겠다. 기후변화가 초래할 피해를 알고 싶다면 코로나19가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돼 고통을 가중시키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이 팬데믹이 초래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어려움은 탄소 배출량을 제거하지 않으면 주기적으로 일어나게 될 피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 다시 말해 21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것이며, 2100년이 되면 다섯 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51~52쪽 중 발췌)
아마 '경제' 분야에서 비교해보면 더욱 눈앞에 생생하게 와닿을 것이다. 빌 게이츠는 경제 전망 역시 암울하다고 언급한다.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내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코로나19 규모의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이나 심각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배출량을 계속 유지한다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다. (52쪽)
여기서 우리는 이대로 지속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노력을 하고 싶어진다. 여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바로 '적응'과 '완화'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 중 '완화'에 동참하고 싶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실려있다.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일을 하자고 빌 게이츠는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