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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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유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었지만 계속 신경 쓰이긴 했다. 좀 있으니 드라마 제작 소식도 들리고, 이 책의 특별판 발행 소식도 들려오니 호기심이 가득해지긴 했다. 거기에 마지막 결정타는 『시선으로부터』와 『보건교사 안은영』이 동일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왜 그동안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 더욱 궁금해져서 결국 이 책을 마음에 담았다. 갖가지 이유가 더해져 나는 결국 이 책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1판 1쇄를 펴낸 것이 2015년 12월 7일.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2판 1쇄가 2020년 9월 11일이며, 2판 10쇄가 2021년 1월 18일이다. 이 책은 리커버 특별판이다. 책 내용 말고도 표지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리커버 특별판은 환영이다. 이 책은 작가 사인 인쇄본이며 '안은영이 책을 읽는 분들의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특별판 기념 작가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아마 주변에 은영이라는 친구 한 명쯤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얼핏 떠올려도 몇 명은 생각난다. 무언가 친근한 이름이면서도 작가가 '작가의 편지'에서 안은영과 좋은 친구가 되었고,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2010년의 어느 가을밤, 즐거움과 속도감으로 미끄러지듯 쓴 단편이었을 때는 2014년에 연작 장편이 되고 2020년에 드라마가 될 줄 몰랐습니다. 처음 읽어주실 때 중학생이었던 분들이 완연한 성인이 되시는 동안, 소설도 성장과 성숙을 해온 듯합니다. 돌아보니 『보건교사 안은영』에는 제가 평생 쓰고 싶은 주제가 들어 있었습니다. 안은영은 여린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오래 들여다보고, 복잡한 싸움을 지치지 않고 해나가려면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묻는 주인공이니까요. 평생을 다해 대답해야 할 질문을 주머니에 넣고 달리는 저의 친구가,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친구이길 바랍니다. (9쪽)





 

안은영은 유감스럽게도 평범한 보건교사가 아니었다. 은영의 핸드백 속에는 항상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늘어나는 깔때기형 장난감 칼이 들어 있다. 어째서 멀쩡한 30대 여성이 이런 걸 매일 가지고 다녀야 하나 속이 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은 멀쩡하지 않아서겠지. 안은영, 친구들에게는 늘 '아는 형'이라고 놀림받는 소탈한 성격의 사림 M고 보건교사, 그녀에겐 이른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그것들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19쪽)

왜 드라마 제작이 된지 알겠다. 캐릭터가 살아 있다. 딱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보건교사 안은영을 배우 정유미가 맡았다는 것도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드라마를 안 봤지만 본 것 같은 이 느낌은 무얼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점점 안은영 캐릭터에 빠져든다. 남들이 못 보는 걸 보는 안은영의 능력을 상상해보며, 친절한 은영 씨의 활보를 지켜본다.



이 책을 읽고 보니 특별판 표지가 마음에 들어온다. 이 책에 나오는 소재를 이미지화했으니 책 표지만 꺼내들어도 한참 동안 상상 속 세계에 빠져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예전에 입안에서 톡톡 튀는 사탕을 먹은 적이 있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처음 입안에 넣었을 때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던 그 사탕 같은 소설이다. 가끔은 이렇게 작가가 들려주는 소설 속 이야기 덕분에 내 빈약한 상상력을 채울 수 있다. 씩씩한 은영 씨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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