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주변에 은영이라는 친구 한 명쯤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얼핏 떠올려도 몇 명은 생각난다. 무언가 친근한 이름이면서도 작가가 '작가의 편지'에서 안은영과 좋은 친구가 되었고,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2010년의 어느 가을밤, 즐거움과 속도감으로 미끄러지듯 쓴 단편이었을 때는 2014년에 연작 장편이 되고 2020년에 드라마가 될 줄 몰랐습니다. 처음 읽어주실 때 중학생이었던 분들이 완연한 성인이 되시는 동안, 소설도 성장과 성숙을 해온 듯합니다. 돌아보니 『보건교사 안은영』에는 제가 평생 쓰고 싶은 주제가 들어 있었습니다. 안은영은 여린 존재들의 아름다움을 오래 들여다보고, 복잡한 싸움을 지치지 않고 해나가려면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묻는 주인공이니까요. 평생을 다해 대답해야 할 질문을 주머니에 넣고 달리는 저의 친구가,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친구이길 바랍니다. (9쪽)

